꽃의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유전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포스텍 남홍길 교수팀은 봄에 꽃이 필 수 있게 하는 유전자, 즉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유전자 중 하나인 ‘피오나 1번(Fiona1)’을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지금까지 발견된 개화조절 유전자는 8∼10개며 이번에 발견된 피오나는 생체 진동 주기에만 관여하는 유전자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식물에서 식물 생체 진동 조절의 원리를 푸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꽃이 봄에 피어나는 것은 생물체가 일정한 주기로 외부 환경 변화를 미리 인지해 대처하는 ‘생체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체시계는 동식물의 호르몬 분비, 수면, 광합성, 성장 등의 리듬을 조절하고 식물에서는 연중 개화시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꽃을 피우기 위한 생체 시계가 봄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꽃은 봄에 핀다’고 말할 수 있다는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 같은 생체시계 유전자들은 코사인 함수와 같이 하루를 주기로 진동을 이루는데 생체시계 진동은 진동의 주기, 크기(진폭), 지속성 등에 따라 다른 특성을 보인다. 그러나 생체 주기 진동 조절에 대한 이해는 아직 세계적으로 부족한 실정으로 남홍길 교수는 애기장대에서 생체시계의 진동 특성 중 진동 주기만을 주로 조절하는 유전자를 발견하고 그 특성을 구명했다.
남홍길 교수는 영화 ‘슈렉’ 시리즈에서 환경에 따라 하루 주기로 밤낮으로 모습이 바뀌는 피오나 공주의 이름을 따 이 유전자의 이름을 피오나 1번으로 명명했다.
남 교수의 이번 연구는 생체시계 주기가 계절의 변화에 따른 꽃피는 시기를 정확히 인지하는 데 관여하는 원리를 밝혀 식물에서 식물 생체 진동 조절의 원리를 푸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남 교수팀은 지난해에도 경상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연구진 등과 함께 식물 개화시기 조절에 중요한 유전자인 ‘자이겐티아(GIGANTEA)’가 생체시계 작동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국가핵심연구센터(NCRC)의 사업으로 진행됐으며 식물 분야 최고 권위지인 플랜트 셀(Plant Cell)지 인터넷 판에 게재됐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