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만 터진 게 아니었다…작년 말 PMP에서도 폭발

 최근 노트북 배터리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에도 배터리 폭발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최근 잇따라 발생한 배터리 사고 모두가 주로 몸에 휴대하거나 손에 들고 사용하는 제품들이고 안전하다고 강조해온 리튬 이온 배터리를 쓰고 있어 배터리 전반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졌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손 모 씨가 사용 중이던 PMP의 배터리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발했다. 이 폭발로 인해 배터리는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손상됐고 사고 당시 발생한 열로 인해 의해 배터리를 올려 놓았던 모니터 받침대가 녹아 내렸다.

 문제가 된 제품은 셋톱박스 제조 업체로 널리 알려진 홈캐스트가 지난 2006년 출시한 ‘티버스 HM-900’이란 모델이다. 사고가 난 시점은 손 씨가 이 제품을 구입한 지 거의 1년이 다 됐을 때다. 최근 노트북 사고와 같은 리튬 이온 배터리다.

 손 씨에 따르면 문제가 된 배터리는 충전 중인 상태도 아니었고 음악을 몇 곡 들은 후 모니터 받침대 위에 올려 뒀는데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회사 측은 지난 1월 10일 문제가 된 제품을 회수해 분석에 들어갔지만 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이 다 된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홈캐스트 관계자는 “배터리가 너무 많이 타서 사고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라면서 “보상 문제를 피해자와 협의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의 배터리 사고는 처음이 아닌 것도 확인됐다. 회사 측 관계자는 “배터리 문제는 이번이 두 번째로 알고 있다”며 “배터리 제조 업체 변경을 검토하지만 다른 고객을 위한 리콜 정책 등은 아직 정한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녹색소비자연대(녹소연)는 최근 LG전자와 삼성전자의 노트북에서 배터리 사고가 잇따르자 이날 성명을 통해 “단발성 사고라는 업체들의 해명에도 최근의 사례로 비춰볼 때 사고 가능성이 언제든지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사고 제품의 리콜과 즉각적인 안전인증기준 마련, 안전성 검사 및 소비자 안전을 위한 정보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녹소연은 “최근 사고와 관련한 소비자 피해배상 등 법적 행동을 위한 검토와 유사사례 수집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