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 결합상품]몸에 맞는 요금제 선택으로 소비자 주권 확립을

 “한국형 통신·방송 서비스 소비자 주권을 확립합시다. 첫걸음은 적극적인 상품 선택으로부터!”

 40세 가장 ‘한국인’씨가 만만치 않은 가계 통신비 부담에 팔부터 걷었다. 이대로는 통신료 누수현상이 날로 심해질 것 같아서다.

 우선 한국인씨 자신 주변부터 추스르기로 했다. 이동전화부터 탁자 위에 올렸다. 표준요금제! 월 기본료는 그렇다손치더라도 한 달에 많아야 한두번, 심지어 한 번도 쓰지 않는 무선인터넷 같은 서비스를 빼고 사용량이 많은 음성통화료 부담을 줄일 방법이 없을까.

 A사에 알아보니 기본료를 조금 더 부담하면 월 150분에서 1600분까지 무료통화 혜택을 준다. 한 달 안에 무료통화 혜택을 다쓰지 못하더라도 이월시켜 준다니 선택해봄직한 요금제다.

 B사에도 비슷한 요금제가 있었다. 국내 음성통화가 3분을 넘길 경우에 최대 11시간까지 무료통화 혜택을 준다니 A사 상품에 버금가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예 음성통화 요금에 상한을 정해두는 맞춤형 요금제도 고려 대상이다.

 소비자가 정한 지역에서 이동전화를 일반 유선(시외)전화 가격에 싸게 쓰는 C사 상품에도 눈길이 머문다.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 위치를 알려주는 A·B·C사 서비스도 탁자 위에 올렸다. 전화를 거는 것보다 받는 경우가 많은 고향 부모님 이동전화를 월 기본료가 싼 노년형 상품으로 바꿔드리는 것도 생각해보기로 했다.

 아내와는 짝(커플) 요금제로 무료통화 혜택을 누리며 결혼 전 기분을 내보는 것도 좋겠다. 영상통화를 지정해 할인받는 요금제를 선택한 뒤 얼굴을 마주보며 통화하는 것도 흥미롭겠다.

 한국인씨는 탁자 위에 올려진 A·B·C사별 요금제를 세 줄로 나눈 뒤 들여다 보니 ‘비슷한 요금제가 많아 선택 폭이 넓다’고 느껴진다. 특정 회사로 몰아가는 게 좋을 것인가, 상품별로 더 싼 것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한국인씨가 탁자 위에 새로 올려놓은 요금제는 A·B·C사별 ‘망내 할인’이다. 자신과 아내·아이·부모님이 각각 선택한 이동전화서비스사업자부터 파악했다. 이후 A·B·C 가운데 가장 많은 회사가 어디인지 어느 사업자로 모이는 게 좋을지 각각 기존 사업자로부터 나름의 요금 할인 전략을 세울지를 계산했다.

 집(일반 유선) 전화·초고속인터넷·종합유선방송·인터넷(IP)TV도 가계 통신비를 줄이기 위한 중요 품목이다. 시장점유율이 90%를 넘는다는 KT 유선전화를 기점으로 인터넷·이동전화·인터넷TV를 묶는 게 좋을지,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 SK텔레콤 이동전화를 중심에 두고 유선전화·인터넷·인터넷TV를 결합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지역별로 만만치 않은 시장 경쟁력을 선보이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제공하는 디지털방송·인터넷전화·초고속인터넷 꾸러미도 탁자 위에 올려 요금을 견줘볼 대상이다.

 이제 선택은 소비자 몫이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