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잡코리아는 자사 홈페이지를 찾은 고객이 검색 속도가 느리다는 불평에 따라 고가의 하드웨어 교체를 검토했다. 그러나 DB 튜닝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컨설팅 결과에 따라 DB 구조 개선, 프로그램 수정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원지윤 잡코리아의 차장은 “당초 구매하려 했던 1억원 이상의 고가 장비 구매를 1000만원대 초반의 저사양 장비로 대체하고 DB 튜닝으로 시스템 부하를 크게 낮추고 검색 속도를 2배 이상 개선했다”며 “ 비용은 1억원 이상 줄이면서도 목표했던 성과를 달성한 셈”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내 한 전자회사는 DB 튜닝으로 3시간 반 걸렸던 작업을 10분으로 단축했다. 성능이 20배 가까이 향상된 셈이다.
DB 튜닝 시장이 뜨고 있다. 1500㏄ 자동차가 엔진 튜닝 등으로 2000㏄ 이상의 성능을 자랑하듯 DB도 하드웨어나 DBMS 교체 없이 구조 개선·표지(인덱싱) 개선·최적화 등의 튜닝으로 성능을 개선하는 DB 튜닝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DB 튜닝은 프로젝트 최종 수행 단계에서 목표했던 성능이 나오는지를 체크하는 단발 프로젝트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하나은행이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DB 튜닝을 독자 발주하고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데이터 성능을 측정하기로 하면서 금융 및 통신 등 대규모 차세대 프로젝트의 핵심 프로젝트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튜닝은 또 DB 구축 데이터가 급증하면서 성능 저하를 개선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김상규 필라넷 사장은 “많은 기업이 데이터 문제가 발생하면 하드웨어 교체를 우선적으로 생각하지만 DB 튜닝으로 하드웨어 교체는 최소화하면서 성능은 10배 이상 개선할 수 있게 된다”며 “많은 기업으로부터 DB 튜닝 문의가 크게 느는 추세”라고 밝혔다.
DB 튜닝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기업도 속속 컨설팅 및 튜닝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엔코아컨설팅(대표 이화식)은 오라클 DB 튜닝 및 컨설팅을 수행하면서 국내기업으로 최초 DB 튜닝 시장을 개척했다. 이 회사는 컨설팅뿐만 아니라 데이터아키텍처 구축 툴인 ‘DA#’ 시리즈를 잇따라 출시했다. 필라넷(대표 김상규)은 마이크로소프트의 SQL서버 튜닝 컨설팅사업을 진행해오다가 최근 튜닝 툴인 ‘글래스SQL’을 발표하고 툴 시장에 진출했다. 알티베이스·큐브리드 등은 자체적으로 DB 튜닝 컨설팅사업을 진행 중이다.
임병하 엔코아컨설팅 영업대표는 “올해 DBMS 툴 및 컨설팅 시장은 전체 DBMS 시장 규모의 30%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라며 “엔코아컨설팅은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30% 이상 늘려 잡았다”고 밝혔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