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일하는 장관의 아름다운 퇴장

 ‘일하는 장관의 아름다운 퇴장.’

 공식 퇴임을 눈앞에 둔 김영주(58) 산업자원부 장관은 26일 국회 ‘지능형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 등 관련 법안 통과 과정을 점검했다. 임기 마지막까지 ‘일하는 장관’의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김 장관은 국회 산업자원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 등에 로봇법 등 계류 법안 통과를 적극 설득했다. 이어 출입기자단과의 마지막 오찬 간담회장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도 비서관들로부터 법사위, 본회의의 법안 통과 상황을 일일이 점검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주무 장관의 이런 노력이 통했을까. 이날 국회는 자칫 자동 폐기될 수도 있었던 로봇법을 통과시켜 로봇산업 성장을 위한 법제도 기반을 마련했다.

 김 장관은 산자부 마지막 장관으로서 바통을 새롭게 탄생할 지식경제부로 넘겨주고 가지만 부처 기능 확대의 공을 모두 후배들 몫으로 돌렸다. 그는 “열심히 일한 덕분에 상응하는 평가도 받은 것”이라며 “안주하지 말고, 새 변화를 주도하라”며 후배 공직자에게 당부도 빠뜨리지 않았다.

 산자부 장관으로서 국내외 산업 현장을 돌며 신명을 바쳤고 떠나면서도 더 큰 부처 탄생과 일터 제공의 선물까지 안겨 주고 가니 스스로도 ‘꽤나 복 많은’ 장관으로 남을 게 분명하다. 간담회장에서 표정이 임기 그 어느 때보다 여유롭고 풍성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새 정부 출범과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공직계엔 찬바람이 쌩쌩 돈다. 그만큼 자리 이동이나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공무원 대다수는 새 정부에서 자기의 역할과 능력을 얼마나 끌어올릴지 고민한다. 일부는 보신과 자리 챙기기를 위한 줄서기에 여념이 없다.

 중요한 건 누구나 맞이하게 될 퇴장을 누가 더 아름답게 준비하는지다.

이진호기자<디지털산업부>@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