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 출범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정보통신부가 3월 27일 보조금법 일몰에 맞춰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 잠금장치(lock) 해제’ 정책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최종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이동통신사 대리점에 가지 않고도 가입자 스스로 단말기를 개통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26일 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보조금 관련법이 자동 일몰되는 다음달 27일, USIM 잠금장치 해제를 공식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3면. 본지 2007년 12월 14일 2면 참조>
이 같은 정통부의 방침은 이미 정통부가 보조금법 일몰과 함께 USIM 잠금장치 해제 방침을 누차 밝혀온 상황에서 조직 변화 조건을 내세워 미룰 이유가 없는데다, 당장 도입될 USIM 잠금장치 해제가 ‘일부 기능’에 국한되기 때문에 향후 사업자의 적극적인 인프라 개선을 독려하는 측면에서도 확실한 제도 도입 의지를 밝힐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정통부 측은 초기 USIM 잠금장치가 해제된다 해도 고객이 당장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음성통화·영상통화·발신자번호확인(CID) 세 가지 영역에 국한된다고 설명했다.
기존 단말기를 들고 서비스 사업자를 바꾸게 되면 새 사업자에게서 받는 USIM 칩으로는 단문메시지서비스(SMS)를 비롯한 각종 무선인터넷 등 데이터 서비스는 준비 미비로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동일 사업자 내에서 USIM 기반으로 단말기를 교체할 때에는 SMS는 이용할 수 있으나 뱅킹 서비스처럼 UISM에 다운로드한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서비스는 역시 이용할 수 없다.
정통부는 데이터 서비스의 기초인 SMS는 늦어도 7월께 이용할 수 있도록 사업자를 독려하고 있으나, 사업자들은 기술적 문제가 일러야 9∼10월에 해결된다는 판단이어서 사업자 준비에 따라서는 SMS 이용이 더 늦춰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들이 요구한 USIM 잠금장치 해제에 따른 의무 약정 기간 설정은 수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고객의 선택 요금이 대부분 약정(의무 사용 기간)을 전제로 한 할인 요금 상품이라는 점에서 USIM 제도와 무관하게 ‘의무 약정 기간’은 시장에 이미 정착되는 분위기다.
정통부의 고위 관계자는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잠금장치가 해제된 USIM 장착 단말기 출시를 고려해 기술고시 형태로 잠금장치 해제에 관한 규격을 명문화할 예정”이라면서 “SMS까지 7월께 이용할 수 있도록 사업자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