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올해의 IT산업 동향

[테마특강]올해의 IT산업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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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산업은 지난 90년대 이후 기업의 대규모 투자와 우수한 인적자원 그리고 정부 지원정책 등이 조화를 이루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산업을 이끌어왔다.

 한 박자 빠른 투자와 더불어 일본의 장기 불황과 글로벌 경기의 성장, 새 IT 제품과 IT 서비스의 빠른 보급은 국내 IT 산업 성장의 토대가 됐다. 그러나 지금 우호적이던 시장 상황이 변하고 있다.

 글로벌 IT 업체들 간의 치열한 시장 경쟁으로 제품 사용주기가 단축되고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과 성장률이 둔화되는 등 IT 산업의 ‘라이프사이클’이 높은 성장 단계를 지나 성숙 단계에 진입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내 IT 산업은 전통적인 전기·전자 제품의 하드웨어 조립 생산으로 시작해 90년대 초중반부터 반도체·LCD 등 대규모 장치 산업 등에 공격적인 투자를 전개했다. 이를 토대로 메모리와 LCD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후 강력한 마케팅과 제품 개발력, 적극적인 신흥시장 진출 등으로 일부 부품에 이어 TV·모니터·휴대폰·디지털 소형가전 등의 세트 제품 군에서도 강력한 시장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그러나 이러한 질적·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자제품 시장이 성숙시장으로 진입하고 IT 제품 컨버전스화에 따른 글로벌 업체 간의 치열한 경쟁, 국내업체들이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반도체·LCD 시장의 주도권과 시장 진입을 위한 대규모 투자경쟁 등은 국내 IT 산업 전반에 걸쳐 위험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IT 환경의 변화:(개별기기 중심에서 콘텐츠, 네트워크, 모바일로의 변화)

 IT 제품의 수요 측면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 주요 기기별 가치곡선을 보면 과거를 상징하는 대표 IT 제품들-70년대 컬러TV, 80년대 개인용 컴퓨터(PC), 90년대 휴대폰-은 기술적 변화에 따라 공급자 중심의 시장 창출과 수요 증가라는 고전적인 발전 논리에 따른 시장 확대가 이어졌다.

 이미 자리 잡은 글로벌 업체들의 유통망과 시장 지배력, 소비자에게 자리 잡은 브랜드 파워는 후발업체들에는 커다란 진입장벽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하며 소비자의 효용 증가와 맞물린 신규 서비스와 신규 제품군이 등장하며 IT 제품은 하드웨어 중심의 독립적인 기기에서 콘텐츠 중심의, 모바일 기능이 크게 강화된 그리고 이종 네트워크의 결합을 통한 ‘융합화’를 지향하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기존 사업이 아닌 새로운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림 1 참조>

  #치열한 시장경쟁 재현-일본의 부활과 대만의 추격

 반도체·디스플레이는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상승시키며 공급망관리(SCM : Supply Chain Management) 개선을 통한 물적 인프라 강화와 전문인력 양성 등으로 국내 IT산업 발전을 이끌어왔다. 전폭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함께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한 시장 선점, 불황기 공격적인 투자는 경쟁업체를 압박하며 현재와 같은 높은 성장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최근 곳곳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며 국내업체들이 향후에도 현재와 같은 절대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것에 대한 의문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일본업체들은 체질 강화를 바탕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민관합작 R&D와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과거의 주도권을 찾으려 하고 있다. 대만은 국가지원을 바탕으로 한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발 경제위기 가능성과 소비침체 우려 등의 악재가 즐비한 가운데 국내업체들이 과거 향유했던 시장 조절 능력 상실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외부의 도전에 대한 국내업체들의 새로운 응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성장동력 확보-전략적 제휴와 M&A 시동

 국내 IT 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 다양화와 핵심 경쟁력 강화, 그리고 글로벌 SCM 구축을 위해 신성장동력을 외부에서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한 여러 형태의 제휴와 인수합병(M&A) 등이 점차 시장의 관심사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에 걸친 전략적인 제휴와 M&A 움직임은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뿐만 아니라 중소 IT 업체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거 국내업체들은 글로벌 해외 IT 기업들이 M&A를 통해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한 것과는 달리 내부적 자원조달과 R&D를 통한 성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과거의 성공은, 무한경쟁으로 대표되는 빠른 시장 변화와 치열한 경쟁에서 더 이상 미래의 성공을 담보하지 못하게 됐다.

 제품 컨버전스에 이은 기술 컨버전스, 신제품 개발의 적기출시(Time To Market), 글로벌 아웃소싱 생산체제, 기술의 표준화 등은 이 같은 움직임을 빠르게 재촉할 것으로 전망된다.

 #IT 서비스 범위 확대-소비자 효용 증대를 위한 컨버전스 서비스

 과거 개별 소비자 중심의 단일제품, 단일 채널의 IT 서비스의 범위가 확대되며 신규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 과거 PC·TV·통신 등 개별 매체의 독립적인 서비스는 통신인프라의 발전과 무선환경의 개선으로 경계가 없는 상호 융합적인 서비스로 창출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2000년 초 인터넷이 IT 혁명을 일으킨 것과 같은 또 한번의 변화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하나의 가능성에 머물며 시장 진출을 모색해오던 각종 IT 서비스는 TV의 디지털화와 더불어 IPTV 등으로 TV가 인터넷에 본격적으로 연결되면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가정 내 게이트웨이 역할을 할 홈서버, 대용량 저장매체, TV의 디지털화와 대형 LCD·PDP TV, 영화 등 미디어 유통의 변화, 모바일 기기 성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가 다가올 것으로 생각된다.

 정부의 규제사업인 통신과 방송 부분에서도 새로운 기회와 부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본격적인 컨버전스 시대를 맞아 과거에서 탈피, 자기영역에서의 밥그릇 싸움보다는 새로운 시장에 다가서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yjkim@iprovest.com

◆약력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원

- 1994년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경제학과 졸업

- 1994 ∼ 1995년 LG증권

- 1995 ∼ 1999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 반도체)

- 2000년 ∼ 현재 교보증권 리서치 센터 연구위원, IT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