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산업 경고등 안팎으로 연이어 켜졌다

우리나라 부품소재 산업을 향한 경고등이 안팎에서 연이어 켜졌다. 안으로는 단가 인하 압력과 수익성 하락에 시달린다. 밖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 대일·대중 무역수지 악화 등이 겹치는 형국이다.

 27일 부품소재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나라별 부품소재 수출입 현황과 무역수지를 분석한 결과, 대일 적자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대중 흑자는 2년 연속 감소했다.

 작년 대일 부품소재 무역적자는 186억7500만달러로 전년(155억달러)보다 20%나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출액은 135억달러였고 수입은 322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LCD편광판·편광판 보호필름(TAC필름)·유리원판 등 소재 수입액이 151억달러로 전년보다 14.5% 증가했다. 단일 칩·비메모리 반도체 등 부품 수입액은 171억달러로 6.9% 늘었다.

 이 같은 대일 무역수지 악화에는 원화 절상에 따른 환율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휴대폰·디스플레이 등 국산 대표 IT제품의 대일 의존도가 심화했다는 우려도 나왔다.

 중국은 부품소재 총수입액이 일본에 버금갈 정도로 턱밑까지 쫓아왔다. 소재 수입이 크게 늘어 흑자 폭을 감소시켰다. 작년 중국산 부품소재 전체 수입액은 313억5800만달러를 기록, 전년보다 36% 증가했다. 특히 기초 소재의 수입액이 132억달러로 전년(94억달러)보다 41%나 늘었다.

 수출액은 504억달러를 기록, 19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지만 흑자 폭이 2년 연속 감소했다. 대중 부품소재 무역흑자는 2005년 20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06년 198억달러에 이어 전년에도 줄어들었다.

 대중 무역수지 변화는 중국에 진출한 국산 완제품 업체들의 부품 소싱 형태가 중국 제품 채택 확대로 바뀐 데 따른 것이다. 희귀 금속을 비롯한 소재를 무역도구화하는 ‘중국 리스크’가 현실화했다는 지적도 있다.

 윤문섭 부품소재산업진흥원 본부장은 “휴대폰을 비롯, 자동차 등 중국에 진출한 국산 업체들이 현지 부품소재 채택을 확대해 대중국 흑자가 줄어들었다”며 “고부가가치 부품소재 개발을 서둘러야 중국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작년 대미 부품소재 무역수지는 사상 처음 흑자로 돌아섰다. 대미 수출액은 167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보다 6.2%가 늘어난 반면에 수입액은 162억달러로 1.8% 증가에 그쳐 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에 대한 부품소재 흑자도 8억달러를 넘어, 전년(1억5900만달러)보다 네 배 이상 늘었다.

  양종석기자@전자신문, js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