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은행 산업대출금 증가액 사상 최대

 지난해 은행들이 중소기업 등에 빌려준 산업대출금 증가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전체 산업 대출금 가운데 시설자금 대출 비중은 전년의 21.7%에서 24.3%로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07년중 예금은행의 산업별 대출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예금은행의 산업대출금 잔액은 440조원으로 전년 말보다 86조8000억원(24.6%)이 늘어났다. 이러한 증가 규모는 전년도 증가액(44조80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며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산업별로 보면 건설업과 서비스업, 제조업에 대한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건설업에 대한 대출은 작년 한해 동안 36.2%(11조8000억원)나 급증했다. 서비스업에 대한 대출도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29.2%(50조4000억원) 늘어나 전년의 18.6%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제조업 대출도 조립금속·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17.6%(23조원) 증가했다. 자금 용도별로는 시설자금 증가폭이 39.2%(30조1000억원)으로 두드러졌다. 특히 제조업의 시설자금용 자금 대출이 전년보다 30.8%(9조4000억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1차금속 분야가 전년대비 24.2%(2조5920억원)로 가장 많이 늘었으며, 석유·화학·플라스틱 22.1%(4조1470억원), 조립금속·기계장비 20.8%(5조8570억원) 순이었다. 컴퓨터·사무기기와 전자부품·영상통신 분야도 각각 17.7%(1590억원), 10.2%(1조1950억원) 늘었다.

제조업 이외에 건설업과 서비스업에 대한 시설자금도 각각 23.1%(7520억원), 54.2%(17조9070억원) 증가했다.

시설자금 대출 비중의 증가는 일반적으로 기업의 설비투자가 늘고, 생산도 늘어나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건설업과 부동산 쪽 대출이 급증할 경우 오히려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한편 지난해 가계대출은 각종 부동산 규제 등의 여파로 17조5000억원(5%) 증가하는데 그쳐 산업대출금 증가액의 5분의 1수준에 그쳤다. 이는 98년 가계대출금 증가율이 마이너스 5.1%를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