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가격인하 경쟁에 불이 붙었다.
국내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 수입차업계에 이어 국산차업계도 전격적으로 가격인하에 나서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유례없는 가격인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국내 자동차업계는 올해 초 신차 출시가 줄을 이으면서 이들 차와 경쟁관계에 있는 모델들의 판매량이 줄어들자 가격인하를 통해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시작된 수입차업계의 가격인하 바람도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소비자는 자동차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
현대차와 한지붕 두가족 살림을 하는 기아차는 현대차의 제네시스 출시로 타격을 받고 있는 오피러스를 살리기 위해 가격인하를 단행했다. 최근 새로 나온 오피러스 GH270 스페셜 모델의 가격은 3220만원으로 기존 GH270 고급형 모델 대비 275만원 저렴하며, GH330 스페셜 모델은 3640만원으로 GH330 고급형 모델 대비 260만원 낮췄다.
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들이 다양한 신모델 출시와 가격 인하를 통해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함에 따라 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오피러스 스페셜 모델을 내놓았다”며 “그동안 비싼 가격 때문에 대형차 구입을 망설였던 소비자에게 오피러스 스페셜 모델을 선보임으로써 고급 대형차 시장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했던 오피러스의 명성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티즈로 경차 시장을 주도했던 GM대우도 경차 기준이 1000cc로 바뀌면서 기아차 뉴모닝이 경차로 분류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GM대우는 지날달 말 마티즈의 가격을 전력 인하했다. GM대우는 수동변속기 기준으로 마티즈 시티 623만원, 조이 714만원, 슈퍼 753만원 등 차종별로 최대 53만원까지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GM대우는 이달 마티즈 구매 고객들을 대상으로 차량 에어컨(51만원)과 후방 주차보조 센서(11만원)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이와 함께 결혼이나 자녀 탄생, 운전면허 취득기간 10주년을 맞는 고객와 10년 전 마티즈 구입고객을 대상으로 자동차 보험료 3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르노삼성도 SM3 니오도 내놓으면서 150만원 이상의 편의사항을 추가하면서도 판매가격은 이전보다 40만원만 올려 사실상 가격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수입차업계의 가격 인하 공세도 계속됐다. 지난해 대대적인 가격인하를 단행했던 BMW와 아우디에 이어 GM코리아가 올뉴CTS를 구형모델보다 20%가량 인하한 5340만원에 내놓았다. 혼다도 뉴어코드3.5에 HID 헤드램프 등 각종 편의사양을 추가하고 가격은 종전과 같은 수준으로 출시했다.
자동차업계는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외산차업계에다 국산차업계의 신차출시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당분간 자동차 가격인하 바람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