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현 투이컨설팅 대표이사
국가 경제에서 금융산업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금융산업은 부가가치 창출 규모가 클 뿐 아니라 노령화 진전에 따른 개인금융 수요의 증가, 신성장동력 발굴 차원의 모험자본 역할도 중요하다. 금융산업의 육성은 이제 국가 경제 차원의 과제가 되고 있다.
금융산업은 금융그룹의 형태를 지향하는 추세다.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고객 관점에서 통합된 형태로 제공하고 자회사와 지주회사, 국내 본사와 해외 현지법인과 통합된 경영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능은 업무 프로세스의 정비나 혁신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고객 데이터를 통합하고 상품 정보를 공유하며 글로벌 단일 워크스페이스를 만드는 등 금융그룹의 필수 업무는 IT의 활용에 의해 성패가 갈린다. IT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전체 IT 구조와 상황을 하나의 그림으로 유지 관리하는 활동도 중요해진다.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금융그룹이 존재한다. 하지만 각 금융그룹의 IT 투자 및 운영은 통합된 금융그룹으로서의 청사진을 기반으로 통제 및 조정하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주회사에 그룹 차원의 IT 기획 기능이 존재하나 실제로는 각 계열사의 IT 부서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융그룹으로서 시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금융그룹 차원의 IT 비전과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금융그룹의 업무를 지원하는 IT의 역할도 과거 금융기관에 비해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금융상품이 다양화되면서 고객은 수익성 등을 비교해 유리한 상품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또 고객이 보유한 금융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원스톱 서비스에 대한 욕구도 증가한다.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금융상품을 하나의 금융회사에서 동시에 수행하는 경향이다.
고객의 수요 변화에 대응하려면 고객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른 평생 금융 활용 방안을 컨설팅해야 한다.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고객의 금융자산에서 자사 상품의 점유율을 높이려면 개별 금융회사를 넘어 금융그룹이 필요하다.
금융그룹으로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제 조건은 △계열사별 고객의 공유와 마케팅의 공동 추진 △복합 금융상품 등 상품의 통합 관리 △공동 구매 △채널의 통합 관리 등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다. 금융그룹 차원에서 IT 인프라를 공유한다면 비용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객 관리·상품 개발·마케팅 등에서 실제로 시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IT 활용이 필수적이다.
금융그룹은 자신의 고유한 사업 모델과 IT 추진 전략을 가져야 한다. 고유의 사업 모델에 적합한 방식을 찾아내고 이를 토대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IT 전략이 비즈니스 전략에 따라 결정된다는 함정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금융그룹의 경영 전략은 환경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사업 모델 즉 금융상품과 고객에 대한 정의일 것이다. 대상 금융 업무에 전문지식과 통합 방안이 있다면 IT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다. 금융그룹으로서 준비를 마치고 IT를 준비하는 것은 너무 늦다. 지금부터라도 금융그룹의 통합된 고객·상품 및 채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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