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통합법·국제회계기준 도입·자금세탁방지법·복잡한 글로벌 업무 환경·혁신적인 고객 서비스 욕구 등으로 인해 금융시장의 경영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IT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모든 산업과 시장이 그렇듯이 금융산업에서도 경영 전략의 변화에 따라 비즈니스의 방향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효율적인 수단은 IT다. 전통산업의 IT화는 회사의 경영 전략을 수립한 뒤 거기에 맞춰 IT 전략을 짜고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당연시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금융 환경이 급변하면서 미래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에 금융IT기업들은 경영 전략을 근거로 한 정형화된 IT서비스 제공이 아닌 경영 전략의 변화 요인을 자유롭게 관리하는 수단을 제공하는 쪽으로 IT서비스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올해 4조7000억원대 이상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권의 IT 시장은 최근 계정계·정보계 등 전 영역에 걸쳐 혁신을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제1 금융권을 비롯한 대형 카드사·보험사·증권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붐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금융산업계는 과거 업무 위주의 시스템 구성을 기능 중심으로 변환, 업무 변화에 대응하는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보험 및 증권업계에서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가 금융 IT 시장의 핵심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금융산업권의 총체적인 IT 혁신 요구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IT서비스기업 등 금융IT기업은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IT와 비즈니스의 연계 △IT 조직의 대응성 및 핵심 역량 강화를 통한 실천 방안 제안 등의 다양한 능력을 고루 갖춰야 한다.
이와 관련, 금융 컨설팅 전문기업인 투이컨설팅 이진우 부사장은 “기존 금융시스템의 문제점을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시도가 차세대시스템”이라며 “다양한 시스템을 통일된 체계로 통합해 효율을 높이고 업무 간 연계를 강화하는 차세대사업에서 고객통합·상품통합·채널통합 등 산재한 기능의 통합이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금융IT 관련 기업들은 금융권의 요구를 수용한 토털 맞춤형 서비스에 총력을 쏟고 있다.
삼성SDS·LG CNS·SK C&C 등 IT서비스기업은 자본시장통합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따른 은행·증권사의 차세대시스템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국제회계기준(IFRS)·공인전자문서보관소사업 등 신규사업과 무점포 인터넷 전문은행 등 미래사업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LG CNS 등은 금융 컨설팅 역량을 강화하고 ITO와 비즈니스프로세스아웃소싱(BPO)을 포함한 신사업 분야를 적극 육성, 국내 금융IT 최일선에서 외국계를 능가하는 서비스로 국내 금융IT 성장에 기여한다는 각오다.
한국HP는 수년간 진행한 국내 대형 금융기관에서의 차세대시스템·고객 통합·다운사이징·국외 점포 통합시스템 등의 성공적인 대형 프로젝트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특화 영역에서 고부가가치 고효율의 시스템 통합을 국내 금융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유닉스 서버 ‘스팍 엔터프라이즈’로 금융권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후지쯔는 올해는 증권·보험·저축은행 등 제2 금융권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IBM은 금융권의 차세대 프로젝트를 비롯해 정보화 컨설팅과 인터넷뱅킹, 데이터센터 및 재해복구 시스템 관련 비즈니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EMC·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넷앱코리아 등은 금융 분야별 시장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 대형 금융시장뿐 아니라 개인금고·상호저축은행 등 금융권의 중소성장기업(SMB) 시장을 선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경진 한국EMC 사장은 “금융 시장에 강점을 보유한 여러 파트너와 영업 공조로 규모·성격별로 세분화된 금융 시장에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파트너 전략을 강조했다.
한국유니시스는 자사가 주창하고 있는 ‘모던 메인프레임’으로 금융IT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한다. 모던 메인프레임은 메인프레임과 유닉스의 장점을 채택한 유연한 시스템이다.
한국MS·티맥스소프트·한국오라클 등 금융 IT기업도 통찰력을 갖고 충분한 정보 기반의 의사 결정, 대고객 서비스 향상, 운영 개선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