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간 벽을 허무는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금융지주(그룹)사들이 IT투자를 통한 시너지창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생명·캐피털 IT인력 일부를 IT자회사인 하나INS도 이동·배치했으며, 하나은행·증권(대투·IB) 인력도 큰 그림 속에서는 옮긴다는 계획이다. 신상품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 은행에서 개발 중인 캐피털마켓비즈니스시스템(CMBS)을 관계사에까지 적용하기로 했다. 하나INS 관계자는 “인력과 기기 등을 한곳에 모음으로써 운영과 유지보수 등에서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상품 개발 과정에서도 IT부문을 패키지화함으로써 각 계열사가 자사에 특화한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내달 화재·증권·금융 등 IT인력을 주축으로 IT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그룹은 이미 3사의 IT시스템 특장점을 파악하고 표준을 잡는 기술레퍼런스모델(TRM) 구현에 들어갔다. TRM은 3사가 각각 추진 중인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공통 적용될 예정이다. 김성범 메리츠증권 전산센터장은 “TRM은 그룹차원의 IT중복투자를 방지하는 등 시너지 포인트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은행·증권·보험이 각각 4월 구축예정인 퇴직연금시스템을 지주사 중심으로 공동 분석·설계업무를 전개 중이다. 관리회계시스템 역시 유사한 형태로 진행할 계획이다. 방세광 굿모닝신한증권 IT본부장은 “각 금융사가 동일한 사안에 대해 인력·투자비 등을 고민한다”면서 “지주사를 중심으로 구현단계만이라도 함께 진행하면 비용을 절감하는 등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밖에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도 지난해 이후 IT관계사인 한화S&C로 인력을 이동·배치하는 등 시너지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한화 계열 대한생명 전산실 관계자는 “자통법 등 환경변화에 맞춰 시너지를 찾아봐야 할 것”이라며 “(예컨대) 수익증권을 보험사에서 팔게 되면 시스템 설계부문부터 (한화)증권의 도움을 받는 형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허정윤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