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역사는 우리나라 뉴미디어의 역사다.
케이블TV는 지상파 중심 방송 구도에 변화를 일으켰고 위성방송과 지상파·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IPTV 등 뉴미디어가 본격화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경쟁 미디어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케이블TV는 103개 SO와 187개 PP라는 탄탄한 인프라와 가입자 1400만, 총 매출 5조원 돌파 등의 지표를 앞세워 뉴미디어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졌다.
◇1989∼1994년 ‘준비’=케이블TV 도입 추진은 1989년 노태우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9년 5월 케이블TV 도입을 위한 방송제도연구위원회를 시작으로 1990년 종합유선방송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케이블TV 도입을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1991년 서울 목동과 상계동 8000여가구 대상의 시범방송이 시작됐다. 1992년 공보처는 종합유선방송위원회를 구성, 세부적인 케이블TV 추진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1993년부터 1994년까지 공보처는 SO 116개 구역를 확정하고 50개 SO를 선정·발표했다.
1994년에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의 전신인 한국종합유선방송협회가 사단법인으로 정식 발족됐다. 초대 회장에는 김재기 전 외환은행장이 선임됐다.
◇1995∼1999년 ‘출범&시련’=1995년 1월 5일 오전 10시 39개 SO가 21개 PP로 9625가구를 대상으로 시험방송을 시작했다.
3월 1일에는 48개 SO가 24개 PP로 9만7463가구를 대상으로 역사적인 본방송을 개시했다. 8월 한국종합유선방송협회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로 개명했다. 같은 해 공보처는 방송위원회와 종합유선방송위원회 통합을 골자로 한 통합방송법(안)을 입법예고해 2000년 통합 방송위원회 출범을 알렸다. 1995년 12월 서울 롯데호텔에서 ‘50만 시청가구 달성 기념행사’가 열렸다.
1996년 3월에는 ‘제1회 케이블TV의 날’ 행사가 열렸고 같은 해 6월 시청 가구가 100만을 돌파한 데 이어 12월에는 150만을 돌파했다. 7월 조경목 전 과학기술처 차관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2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1997년 IMF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1999년까지 PP 부도가 이어졌고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전개됐다. 1998년 5월부터 협회는 3대 최종수 회장 체제로 가동됐다.
◇2000∼2004년 ‘규모의 시대’=2000년 통합방송법이 제정되고 종합유선방송위와 방송위가 통합한 제1기 통합방송위원회가 3월에 출범했다. 통합 방송법 제정 이후 케이블TV의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진전된다.
2001년 PP 등록제와 중계유선방송사업자(RO)의 3차 SO 전환으로 PP와 SO가 대거 증가했다.
2002년에는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144개 채널로 개국했다.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은 서울과 경기 10개 지역 12개 SO 운영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 통합 경영에 돌입했다. 대형 MSO 구도를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7월 유삼렬 전 부산MBC 사장이 4대 회장에 선임됐다.
2003년 11월 큐릭스는 정보통신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디지털케이블TV 서비스를 위한 시설 변경 허가를 획득했다.
2004년 CJ미디어와 온미디어가 MPP 양대 산맥으로 도약했고 단일 PP의 채널 확장이 두드러지는 등 PP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2005∼현재=2005년 2월 1일 CJ케이블넷은 양천구를 시작으로 사상 최초로 디지털케이블TV 서비스 상용화를 시작했다. 케이블TV는 개국 10년만에 1276만9067 가입자, 200만4237 초고속인터넷 가입 가구를 확보했다.
위성DMB는 지난 2005년 5월부터, 지상파DMB는 같은 해 12월부터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각각 방송을 시작했다.
2005년 초 불거진 IPTV 논쟁은 2006년말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법)이 제정될 때까지 케이블TV 진영과 통신사업자간 날카로운 신경전이 계속됐다.
2006년 2월 5대 회장으로 선임된 오지철 전 문화부 차관이 케이블TV 진영의 단합을 진두지휘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7년 6월엔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가 50만을 넘는 등 디지털 전환 가능성을 확인했고 100만 돌파를 예고했다.
2008년 1월부터 유세준 회장이 이끌고 있다. 공보처 재직 시절 뉴미디어 다채널 방송이라는 케이블TV의 탄생을 이끌어냈고 90년대 중반 공보처 차관 시절에는 케이블TV의 대중화를 위해 동분서주한 대표적인 케이블TV 전문가로 손꼽히는 유 회장의 행보에 시선이 가는 이유다.
위성방송과 DMB에 이어 IPTV 상용화 등 매체간 경쟁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케이블TV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디지털케이블TV와 인터넷전화·이동통신 등 새로운 시장(DPS·TPS·QPS) 창출 가능성과 역량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IPTV법 제정에 따라 규제 형평성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권역·소유 제한에 대한 규제 완화도 기대하는 대목이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