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격 급등과 수급 불안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5개월 만에 반등했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까지 긍정적인 전망에 가세했다. 하지만 대내외 불안요인이 여전하고, 중소기업의 경기전망치는 아직도 기준치인 100 이하로 나타나 본격적인 회복세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중소기업 ‘95.1’=중소기업의 3월 전망은 상승세로 반전됐지만 여전히 기준치는 밑돌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제조업체 1386개사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3월 중소제조업 업황전망 건강도지수(SBHI)가 95.1로 지난달보다 7.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3월 전망치인 90.9보다도 4.2포인트 높다.
SBH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보다 응답항목을 좀 더 세분화해 산출하는 지수다. 100보다 높으면 다음달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는 업체보다 더 많음을,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뜻한다.
업황전망 SBHI는 지난 11월 전망치부터 전달에 비해 떨어지기 시작해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이번에 반전했다.
업종별로 전체 20개 중 화합물 및 화학제품(102.8), 의료·정밀·광학기기·시계(101.7) 등 7개 업종에서 기준치(100.0)를 웃돌아 체감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기업 ‘102.1’=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 600대 기업을 대상 조사한 ‘2008년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102.1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도 제조업(101.4)과 비제조업(103.3) 모두 소폭의 경기 호전을 전망했다. 제조업 중 경공업(103.4), 중화학공업(100.9)도 전월에 비해 호전됐다. 부문별로는 투자(102.1), 수출(101.7), 고용(101.7), 내수(100.2) 등에서 낙관적 전망이 이어졌다. 채산성(98.5), 자금사정(98.3)은 부진이 예상됐고, 재고(104.2)도 전월 대비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함께 600대 기업 중 기업 매출규모에 따른 가중지수 3월 전망치는 108.8로 나타나, 매출액 규모가 큰 기업들은 상당폭의 경기 호전을 예상했다.
◇본격 회복은 미지수=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3월 경기 전망을 전월에 비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신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과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채산성 향상, 전월 대비 조업일수 증가 등의 호재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또 3월 신학기 시작과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마무리됨에 따라 신규 투자 및 새로운 사업계획이 본격 추진되는 계절적 요인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 경기 침체, 원유·곡물가격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국내 물가상승 압력 증대로 작용하고 있다.
전경련도 대내외 거시환경 불안요인에 매출액 상위 기업은 아직까지는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으나 중견 기업은 상대적으로 가시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최윤규 중소기업중앙회 조사통계팀장은 “1, 2월이 상대적으로 너무 안 좋아 3월 전망이 밝게 느껴지지만 아직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다”며 “대내외 불안요인이 많아 한 달 정도 더 지켜봐야 명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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