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공교롭게도 졸업식이 열린 29일 김태국 생명과학과 교수의 논문에 중대 결함이 발견돼 발칵 뒤집어졌다.
‘제2의 황우석’ 사태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KAIST 생명과학과 연구진실성위원회(위원장 이균민 학과장)는 생명과학과에 근무 중인 김태국(43) 교수의 연구 내용을 조사한 결과, 논문에 중대한 진실성 결함이 발견돼 해당 교수를 29일 대기발령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지난 12일 김태국 교수가 직접 창업한 BT벤처기업 CGK로부터 논문의 진위여부에 대한 조사요청을 접수받아 진실성규명위원회와 실무조사팀을 구성, 지난 13일부터 28일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이 조사결과 김 교수는 지난 2005년 사이언스에 발표했던 ‘살아 있는 세포에서 분자 간 상호 작용을 검출하는 자성 나노프로브 기술’과 지난 2006년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 케미컬바이올로지’에 바이오 벤처기업 CGK와 공동으로 발표했던 ‘세포의 노화를 억제해 수명을 연장하는 ‘CGK733’이라는 신약 후보물질 개발’ 등 2건의 실험 데이터를 고의로 조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KAIST는 이 사실을 사이언스 및 네이처 케미컬바이올로지에 통보하면서 김 교수를 다음달 1일자로 대기발령 냈다.
김 교수는 지난 지난 2004년 자신이 창업해 이사로 있는 CGK를 특허권자로 삼아 신약개발 원천기술과 노화억제 신약 후보물질 특허를 출원해 KAIST 측으로부터 학교에 신고하지 않고 벤처를 설립하고 특허를 출원, 직무발명규정과 창업규정 등을 어겨 6개월간 정직 징계를 받은 바 있다.
KAIST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11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종 연구진실성에 반하는 행위(연구의 제안 및 수행, 연구결과의 보고, 발표 등에서 행해진 위조, 변조, 표절,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행위 등)의 예방과 행위발생 시 공정하고 체계적인 검증을 위해 지난해 2월 대학 내에 설치돼 있다.
KAIST 관계자는 “연구진실성 위원회 발족 이후 처음 있는 일인데다 자체적으로 연구내용을 검증, 결과를 대외적으로 공표한 것도 이례적”이라며 “29일 오후 5시 대학 차원에서 연구진실성위원회를 다시 열어 이번 조사 결과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교수는 노벨상 후보감으로도 거론되던 수재였다”며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편 KAIST는 김 교수가 현재 미국 출장 중이어서 귀국하는 대로 청문절차를 거쳐 파면 등 중징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