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25명의 차관급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차관급 인사의 특징은 ‘성과’ 중심이라는 것. 최중경 기획재정부 제1차관, 김영호 행정안전부 제1차관 등 고유 분야에서 성과를 인정받은 인물 중심으로 기용됐다. 과감한 발탁 인사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연속성이 중요한 에너지 분야를 맡은 이재훈 지식경제부 2차관의 유임이 대표적이다.
최중경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행정고시 22회로 관가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 금융협력과장·국제금융국장 등을 지냈으며 2005년부터 세계은행 상임이사로 선출됐다. 세계은행 재직 당시 ‘금융부문 지원전략 임시위원회’를 만들어 의장을 맡았다.
배국환 기획재정부 제2차관 역시 행시 22회 출신으로 재정경제원과 행정자치부, 대통령비서실 등을 거쳤다. 기획예산처 내에서도 예산총괄과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정부 재정집행 선진화 관련 국가재정법과 공공기관의 경영을 감시하도록 한 공공기관운영법 통과에 공이 있다는 평가다.
우형식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은 28년간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 대학지원국장 등 교육부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2급 국장급에서 바로 차관으로 승진한 첫 케이스. 2007년 내신 실질반영 비율을 둘러싼 교육부와 대학 간 갈등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박종구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은 국무조정실에서 과학기술부로 자리를 옮기면서 과학기술부와 연을 맺었다. 1998년 정부 개방직 공모로 기획예산위원회 공공관리단장(국장급)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개방형 공직의 성공신화’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각 부처 간 조정 역할을 맡아 능력을 발휘했다.
행정안전부 제1차관에 임명된 김영호 중앙인사위원회 사무처장(행시 18회)은 정통 관료 출신으로 충북도 행정부지사 재임 당시 도정 혁신체계 구축을 위한 지방혁신협의회를 설치해 혁신업무를 선도함으로써 행정 능력과 혁신 역량을 인정받았다.
정남준 행정안전부 제2차관은 총무처에서 출발한 정통관료 출신이다. 인사·조직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데다 원칙에 충실한 성품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엔 ‘정부조직 개편 후속조치 추진단’을 이끌었다.
김장실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행정고시 제23회 출신으로 문화부 내부 인사가 차관이 되기는 박양우 전 차관 이후 두 번째다. 문화관광부 공보관, 국립중앙도서관 지원연수부장, 문화관광부 예술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6년부터는 종무실장으로 활동했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언론인 출신이다. 한국일보 편집부국장, 주간조선 편집장 등을 거쳐 2006년 말 안국포럼 정무담당을 맡으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한국일보 워싱턴특파원 시절인 1990년대 후반 이 대통령과 교분을 쌓았다.
임채민 지식경제부 제1차관은 상공부와 산업자원부에서 산업 정책·무역 통상·중소기업 지원 등 현장 일선에서 활약했다. 산업 및 통상정책 전문가로 선후배로부터 신망이 두터우며 매사 다부지고 적극적인 일처리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 인사의 대표적 발탁 케이스로 산자부 본부 1급을 거치지 않고 바로 차관으로 승진했다.
이재훈 지식경제부 제2차관은 차관 인사에서 유임된 첫 사례다. 업무 연속성과 안정성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다. 특히 2차관이 맡은 에너지·자원 관련 업무가 대외 환경 악화로 국내 산업 전반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찍부터 산자부를 대표하는 공무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혀 왔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