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열전]ET클럽 회원사를 찾아서-젠콤

무선통신 계측장비 전문업체인 젠콤 직원들이 기지국 분석 장비를 들어 보이며 세계 유명 기업과 기술경쟁에서 우위에 설 것을 다짐하고 있다.
무선통신 계측장비 전문업체인 젠콤 직원들이 기지국 분석 장비를 들어 보이며 세계 유명 기업과 기술경쟁에서 우위에 설 것을 다짐하고 있다.

 젠콤(대표 손현석 www.gencomm.co.kr)은 지난 2001년 11월 출범한 이동통신 시스템 유지보수용 계측 솔루션 기업이다.

 손현석 사장 등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의 한국 계측기사업부에서 근무했던 핵심 인력이 주축이 돼 설립했다. 초기엔 주로 기존 국내 이동통신 기지국에 설치돼 있는 기지국 동기화 장비(GPSR) 유지보수 및 네트워크 관련 컨설팅에 치중했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계측기 개발을 시작해 2005년 기지국 유지보수용 통합계측기 ‘G7104A’를 내놨다. 이때부터 무선통신 전문 계측장비 업체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것. 손현석 사장은 당시 첫 제품을 개발하던 과정을 “몰라서 뛰어들었지 알면 안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정밀한 계측기를 개발하는 과정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과정이 너무나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첫 제품을 내놓고 안정화시킬 때까지 회사가 문을 닫을 뻔한 위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외산 계측기에 맞춰진 사용자 기대치를 맞추기 위해 꾸준히 성능을 개선하고 서비스 강화에 치중했습니다.”

 노력은 실적으로 보상받았다. 이 장비는 2006년 SK텔레콤 기지국 유지보수용 표준 장비로 채택된 데 이어 2007년에는 KTF의 3세대(G) 기지국 유지보수 검사용 장비로 최종 선정됐다. 당시 입찰에서 수십년 업력의 애질런트, 안리츠 등 해외 유명 기업 제품과 동급의 성능을 인정받았다. 젠콤은 2007년 KTF에 이 장비를 380여대 가량 공급함으로써 단번에 2006년 매출 30억원의 3배가 넘는 11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는 2007년 전체 매출 중 20% 미만이었던 해외 비중을 80% 정도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작년 말부터 미국 네트워크 장비 공급사인 ‘JDSU’와 2년간 독점 계측 솔루션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안테나 케이블 측정기 ‘GC724A’도 중국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수출 중이다.

 특히 이 장비는 안리츠가 90% 이상 점유하던 중국 안테나 케이블 측정 분야에서 2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고 자부한다. 손 사장은 “전 세계 다양한 지역에서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매년 국내 시장 상황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젠콤의 중장기 목표는 5년 내 업계 표준으로 받아들여지는 계측 장비를 2개 이상 내놓는 것이다. 계측기 발주 업체들은 계측기 업계 후발 주자의 장비를 시험할 때 기존 유명 기업 장비와 동일한 측정 결과가 얻어지는지를 비교하는 게 보통이다.

 손 사장은 “신생 기업 젠콤이 전체 계측 시장에서 수위로 뛰어오를 것이라고 장담하지 않는다”며 “다만 특정 분야에서 젠콤 장비가 다른 회사에 하나의 기준이자 레퍼런스로 받아들여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현석 사장 인터뷰

 “자리잡기가 힘들었지만 서서히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손현석 젠콤 사장은 계측 솔루션 분야가 종합적인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기 때문에 시장에 처음 진입하긴 힘들지만 그만큼 수익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이라도 공장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찍어내는 것과는 다릅니다. 높은 수익은 연구개발(R&D)에 다시 투자할 여력이 됩니다.”

 치열한 시장 경쟁에 대해서는 일말의 불안감과 자신감이 교차한다. “계측 분야 기업은 어느 시장에서든 세계 1위와 경쟁해야 하고 5위 이하는 살아남기가 힘듭니다. 치열한 환경이지만 헤쳐 나갈 자신이 있습니다.”

 2007년 급격한 매출 성장에 대한 과도한 장밋빛 해석에도 분명히 선을 그었다. “2007년엔 KTF라는 호재가 있었기 때문에 올해엔 그 정도의 매출을 거두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대신 올해는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을 높여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닦는 데 중점을 둘 것입니다.”

 손 사장은 “계측 분야는 전체 IT산업의 기반이 되는 영역이지만 아쉽게도 국내 기업의 활동이 미약한 게 현실”이라며 “젠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도 유명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