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5명밖에 안 되는 꼬마 벤처기업이 레이저 프린터와 전자파 차단용 실리콘 시장에서 ‘대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충남 테크노파크 벤처관에 입주해 있는 레이저프린터 현상기 부품 제조 전문회사 코닉스(대표 최상기 konix.hbsys.net)는 자체 개발한 ‘닥터 블레이드’와 ‘LCD TV 및 리모콘용 전자파 차단용 실리콘’을 신도리코와 자화전자, 위드 하이텍, 프릭스, D.M.K 등에 납품하기로 하는 계약을 했다고 4일 밝혔다.
현재까지 납품하고 있거나 올해 내 납품이 확정된 예정 물량을 모두 합치면 매월 11억원 규모다. 여기에 삼성전자에 제안한 물량과 이번 주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인 대기업 물량까지 합치면 매출 규모가 월 70억원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것이 코닉스 측의 설명이다.
최상기 사장은 “직원이 5명이지만 생산라인이 모두 자동화돼 있는데다 재료 자체는 외주로 생산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올해 납품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직원 수가 20∼30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11월 창업한 코닉스의 이 같은 성과는 토너의 양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레이저 프린터용 ‘닥터 블레이드’ 제작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블레이드는 프린터의 롤러와 결합해 토너 양을 용지에 0.2∼0.3㎛로 고르게 뿌려주는 가로 2㎝, 길이 20㎝ 정도의 ‘ㄱ’자형 합금 막대다. 그러나 기존 제품은 원재료를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해 쓰는데다 ‘ㄱ’자로 꺾는 공정에서 미세한 줄이 찍혀 이곳에 토너가 엉겨붙다. 이 때문에 3000장 이상 출력하면 용지에 세로 줄이 생기지만 코닉스 제품은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1만장까지 세로 줄 없이 너끈히 출력할 수 있다.
이 제품과 관련해 코닉스는 블레이드와 롤러를 한 세트로 해서 매월 위드 하이텍에 500세트, 프릭스에 5만세트를 납품하고 있다. 또 자화전자와는 이달부터 블레이드만 월 25만개를 공급한다. 신도리코와는 오는 8월부터 20만개의 블레이드를 공급하기로하는 계약을 지난해 10월 체결했다.
코닉스는 삼성전자에도 블레이드 공급 제안서를 넣어 놓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 매월 50만개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닉스는 전자파 차단 실리콘 부문에서도 ‘대박’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주 협상을 진행하는 업체와 논의가 순조로우면 월 매출 규모만 25억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는 지난 달부터 D.M.K에 매월 2만 5000m의 실리콘을 납품 중이다.
코닉스는 이 외에도 ‘SUS 열교환기 에어컨 고무 연결튜브’도 G업체로부터 제품 개발을 의뢰받아 샘플을 납품했다.
최상기 사장은 “블레이드는 이미 HP를 타깃으로 하는 차세대 제품을 제작했다”며 “핵심 기술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프린터 과정에서 생기는 용지의 세로 선을 해결하기 위해 블레이드와 소재와 작업 방법을 혁신적으로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