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측기업계 "틈새시장 뚫어라"

 국산 계측기 업체가 잇따라 신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이노와이어리스, 젠콤 등이 각각 모바일 와이맥스(Mobile Wimax), 이동통신 시스템 유지보수 영역에서 성과를 낸 가운데 GS인스트루먼트도 통신 단말기용 계측기 분야에 진출했다. 범용 계측기 시장 대신 신영역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다.

국산 계측기 업체 젠콤(대표 손현석)은 최근 기존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킨 ‘GC7105A’를 개발 완료했으며 TD-SCDMA 등 다른 방식의 통신시스템 측정 기능도 지속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이 회사는 범용 계측기를 생산하지 않으며 안테나·케이블, HSDPA·WCDMA 중계기 등 이동통신 시스템 유지보수용과 같은 신시장을 겨냥한 계측기를 주력으로 삼는다. 지난해 115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에 비해 3배 이상 성장했다. 손현석 젠콤 사장은 “경쟁이 힘든 범용 계측기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안리츠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노와이어리스(대표 정종태)는 2004년부터 신시장인 모바일 와이맥스용 계측기에 눈을 돌렸다. 2006년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 계측 장비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으며 2007년 2월 전 세계 계측기 시장 1위 기업인 애질런트와 2년간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노와이어리스는 이 계약에 힘입어 2007년 전년 대비 117% 성장한 39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두배이상 늘어났다.

GS인스트루먼트(대표 안창돈)도 최근 통신용 네트워크 계측기(네트워크 애널라이저) ‘A333’을 출시하고 통신용 계측장비 시장에 진출했다. 전 세계적으로 애질런트, 로데-슈바르츠, 안리츠 등 몇 개의 업체만이 생산하는 계측기다. GS인스트루먼트는 기존엔 멀티미터, 오실로스코프 등 범용 계측기만을 생산해왔다.

김훈석 GS인스트루먼트 계측기사업팀장은 “범용 계측기 사업은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신 영역에 진출하기 위해 2004년부터 통신 계측 장비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들은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영역에 진출하거나 신시장을 만듦으로써 수십년 업력의 글로벌 계측기 기업과 경쟁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범용 계측기 시장은 이미 70년대부터 현재까지 애질런트, 텍트로닉스 등 글로벌 기업이 완전 장악한 상황이다. 게다가 아직까지 국산 계측기가 제품 신뢰도나 계측 정밀도 등에서 수십년간 축적된 해외 기업의 기술력을 완벽히 극복하지는 못한다는 시각도 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