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수준 셋톱박스 나온다

 셋톱박스가 PC만큼 똑똑해졌다.

 고화질(HD) 디지털방송, IPTV 기능 등을 추가하면서 PC 중앙처리장치(CPU)를 쓰기 시작했다. 앞으로 홈네트워크의 중심 기기인 홈서버 역할도 노리고 있어 셋톱박스의 고성능화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셋톱박스업체가 윈도CE·리눅스 등 PC 수준의 운용체계(OS)를 구동할 수 있도록 고기능 칩을 채택한 제품의 설계에 나섰다. ST마이크로코리아·인텔과 같은 반도체 업체도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 영업에 한창이다.

 ◇셋톱박스 고성능화가 가야 할 길=휴맥스·삼성전자 등 IP 셋톱박스업체는 ST마이크로·브로드컴 등의 칩을 사용한 고성능 셋톱박스 개발이 활발하다.

 이 회사들은 이 제품을 KT IPTV 서비스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가온미디어(대표 임화섭)는 인텔의 CE2110에 기반한 셋톱박스 시제품 개발을 완료, 6월께 상용 제품을 내놓는다. 임화섭 가온미디어 대표는 “양방형성이 중시돼 앞으로 급격히 성장할 가정용 홈 미디어 시장과 모바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셀런(대표 김영민)은 PC와 IP셋톱박스를 통합한 제품과 IPTV와 디지털셋톱박스를 접목한 하이브리드 제품 설계에 고기능 반도체를 사용했다.

 김영민 셀런 대표는 “향후 셋톱박스가 영상뿐 아니라 댁 내의 가전기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실시간운용체계(RTOS)가 아니라 PC용 OS 등을 처리할 수 있는 CPU 등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체, 셋톱박스 업체를 잡아라=ST마이크로는 단순히 영상 신호를 풀어주는 기능뿐 아니라 디지털 영상 저장장치(DVR) 기능과 IPTV 기능 등을 포괄하는 ‘STi7200’ 등을 공급 중이다. 65㎚ 공정으로 설계된 이 칩은 2개의 HD 영상을 동시에 디코딩할 수 있고, 블루레이 등을 지원한다. ST마이크로코리아 관계자는 “케이블·위성·IP·지상파 셋톱박스는 물론이고 홈 게이트웨이 및 미디어 서버 등도 설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PC용 CPU 강자인 인텔도 CE2110 미디어 프로세서(코드명 올로 리버)로 국내 셋톱박스업체 시장을 공략에 나섰다.

 올로 리버 칩은 1㎓ 프로세싱이 가능한 인텔 엑스스케일(XScale) CPU, 동영상 압축 기능인 MPEG2와 H.264 하드웨어 비디오 디코더, 그래픽 가속기 등을 단일 칩에 설계한 시스템온칩(SoC)이다. 인텔코리아 측은 “이 칩으로 IPTV 또는 ‘IP+디지털방송’ 하이브리드 셋톱박스를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브로드컴·커넥선트 등 반도체 업체가 셋톱박스의 강자가 포진한 한국 시장에 고기능 제품으로 영업을 강화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