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87.1% “고객 부당 요구에 어려움”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최근 국내 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우리 기업의 소비자 관련 애로실태와 개선과제’ 조사 결과, 고객들의 부당한 요구가 ‘빈번히’(50.1%) 또는 ‘가끔’(37.1%)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87.1%에 달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전년도 조사 결과인 61.1%에 비해 26% 포인트 급증한 수치로 소비자들의 주권의식이 높아지고 소비자보호제도가 강화되고 있으나 이에 편승한 소비자의 부당한 요구로 피해를 겪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고객이 제기하는 부당한 요구의 유형은 △적정 수준을 넘어서는 과도한 보상요구(53.7%) △규정에 없는 환불·교체 요구(32.4%) △보증기한 지난 후의 무상수리 요구(13.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악성 클레임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이 보인 행태(복수응답)로는 △인터넷·언론유포 위협(68.9%) △폭언(46.8%) △고소·고발 위협(21.8%) 등이었다.

 또 ‘인터넷의 악성비방이나 사실과 다른 언론보도로 인해 기업이미지 훼손과 판매감소 등 피해를 겪은 적이 있다’는 기업이 54.1%, ‘고객의 부당한 요구를 수용한 적이 있다’는 기업이 75.8%에 각각 달했다.

 소비자 보호 대책 가운데 제조물책임보험(PL)에 가입한 업체는 46.8%에 달했고 리콜제도 운영(33.6%), 소비자불만자율처리프로그램(CCMS) 도입(18.9%) 등의 대책을 운영 중인 기업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문제와 관련해 가장 바라는 사항으로는 △문제발생시 기업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 대신 사실 확인을 거쳐 처리하는 풍토 정착(61.1%) △인터넷 등의 악성비방이나 사실과 다른 언론보도 지양(28.2%) △기업에 억울한 피해 없도록 집단분쟁조정제도 및 단체소송제도의 합리적 정비(10.7%) 등 순으로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불량고객에 의한 기업의 피해는 결국 선량한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과 고객간의 분쟁발생시 사실관계를 신속, 공정하게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인터넷 등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경우에 대한 효율적인 처벌장치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