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이자 세계 네 번째로 두 발가락 육식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돼 국제학계에 보고된다고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가 5일 밝혔다. 발가락 두 개만 찍힌 이런 발자국 화석은 지금까지 중국과 미국에서만 보고됐다.
이 화석은 문화재연구소의 공룡발자국 화석지 3D 기록·보존방안 연구를 총괄하는 한국교원대 김정률 교수 연구팀의 김경수 박사(충북과학고)가 경남 남해군 창선면의 함안층(약 1억∼1억1000만년 전)에서 발견했다.
발자국 길이는 약 15.5㎝, 폭은 약 8.4㎝이며 보폭은 204㎝다. 이런 종류의 공룡은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 어린이들을 떼지어 습격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벨로시랩터나 드로마에오사우루스, 데이노니쿠스와 같은 드로마에오사우루스 과(科) 공룡 중 한 부류라고 연구소는 밝혔다.
이들은 다른 육식공룡과는 달리 뒷발 두 번째 발가락의 발톱이 커다란 갈고리 모양을 하고 있어 사냥감을 잡을 때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두번째 발가락은 발자국 화석으로는 찍히지 않아 세 번째와 네 번째 발가락만 발자국 화석으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발견으로 한반도의 중생대 백악기에 대형 육식공룡 외에도 벨로시랩터와 같은 몸집이 작은 육식공룡이 존재했음을 증명하게 되었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발자국 화석은 ‘함안층에서 발견된 드로마에오사우르스의 발자국’이란 의미를 담아 드로마에오사우리푸스 함안엔시스(Dromaeosauripus hamanensis)라고 하는 신속·신종으로 명명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 국제학술지인 ‘고지리, 고기후, 고생태(Palaeogeography, Palaeoclimatology, Palaeoecology)’에 게재된다.
연구에는 김정률 교수와 김경수 박사 외에 미국 콜로라도대 마틴 로클리 교수, 경북대 양승영 교수, 진주교육대 서승조 교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최현일 박사, 국립문화재연구소 임종덕 박사가 참여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