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봄이 됐다. 생명력의 부드러운 활동이 만물을 싹 틔우는 이때 뜻하지 않게 찾아드는 피로감. 바로 춘곤증이다.
춘곤증을 겪는 사람은 봄이 되면 맥을 못 추고 시도 때도 없이 졸고 피로감을 느끼며, 때로는 소화가 안 되고 나른하면서 열감이 있기도 하고 몸 여기저기가 아프기도 하다. 겨울철에도 과로를 하게 되는 직장인은 각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춘곤증을 겪는다.
춘곤증의 원인은 겨울부터 시작된다. 겨울에는 만물이 조용히 생명력을 속으로 감싸고 있게 되는데, 사람도 마찬가지로 마음과 몸을 조용히 간직하고 움직임을 과하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것을 한의학에서는 ‘무우호양(無擾乎陽, 간직한 양기를 흔들지 말라)’으로 표현했다. 이렇게 고요히 안정된 겨울을 보내야 하는데 요즘 직장 생활은 계절의 구분을 크게 두지 않기에 어려움이 있다. 예전에 농업 위주의 시대에는 겨울에 그다지 할 일이 많지 않았다. 일이 있다고 해도 집 안에서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하면 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레 양생(養生)을 하며 겨울을 날 수 있었다. 물론 집 안에만 있다고 부부관계를 과하게 하며 겨울을 보낸 사람들은 역시 춘곤증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겨울에 과로해 지친 사람은 봄의 따뜻한 기운에 몸의 기운이 푹 퍼지게 된다. 겨울에 단단한 씨앗이 봄에 싹을 잘 낸다. 씨앗이 물러 있으면 싹이 제 모습대로 나올 수 없다. 겨울에는 마음을 조용히 안정시키는 시간을 많이 가지고 과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벌써 봄이 됐다. 이미 춘곤증이 온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싱싱한 봄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고, 과식하지 않는다. 둘째, 아침과 저녁으로 마음을 고요히 안정시키는 시간을 갖는다. 셋째, 재미있게 집중할 수 있는 운동을 한다. 만약 춘곤증이 너무 심해서 생활하기 힘들 정도라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