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열식 공기교환기 `황사철 특수`

전열식 공기교환기 `황사철 특수`

 황사철을 맞아 미세먼지는 걸러내고 맑은 공기만 들여보내는 전열식 공기교환기(recouperater) 수요가 급신장하고 있다.

 전열식 공기교환기는 실내 온도를 유지하면서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순환시키는 친환경 환풍장치다. 겨울날씨가 혹독한 캐나다와 북유럽 등지의 신축건물에는 실내환기와 에너지절약을 위해 설치가 의무화됐다. 국내에서도 실내 공기 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각종 정부규제가 강화되면서 지난 3년간 신규 아파트·주상복합빌딩·학교 등에 약 8만대가 보급됐다. 전열식 공기교환기는 공기 중의 황사먼지, 꽃가루 등 유해한 미세먼지도 걸러내 노약자를 둔 단독주택에서 설치주문이 늘었다.

 건축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군 대형 건설업체가 발주한 신규 아파트의 90%는 전열식 공기교환기를 기본으로 채택했다. 건교부가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건축허가를 내줄 때 시간당 0.7회의 환기설비를 의무화한 조치가 시장확대에 주효했기 때문이다. 전열식 공기교환기의 설치비용은 가구당 평균 150만원. 올해 공공주택의 설치수요만 최소 10만세대, 발주규모 1500억원이 넘는 가운데 대기업의 시장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벽산(대표 김성식)은 지난해 환기전문업체 에이스랩 지분을 인수하면서 전열식 공기교환기를 자체 브랜드로 출시했다. 회사측은 연말까지 벽산건설의 아파트 수요를 포함해서 최소 1만 세트를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홈오토메이션(HA)업체 현대통신(대표 이내흔)은 ‘이노바’브랜드로 전열식 공기교환기 시장에 뛰어든지 10개월만에 아파트 1만 세대의 전열식 교환기 주문을 확보했다. 롯데기공(대표 임종현)은 올해 전열식 공기교환기 수주목표를 전년보다 두 배 늘어난 1만5000 세트로 잡았다. 이밖에 LG전자·삼성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 등 대형 가전사가 시스템에어컨을 설치할 때 고급사양으로 전열식교환기를 선택하는 비율도 50%를 넘어섰다.

 전열식교환기업체 이지렌탈의 김연정 과장은 “황사철을 맞아서 호흡기 질환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의 설치의뢰가 부쩍 늘었다. 기계식 환기가 오피스 빌딩·공공시설에서 공공주택으로 확산되면서 시장경쟁이 과열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