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LCD 장비에 묻은 오염물질을 없애주는 세정 시장이 열리고 있다. 반도체 및 LCD 업체들은 장비 정밀세정 작업을 대부분 직접 해결했으나 공정이 갈수록 정밀해지면서 외주 전문 세정의 필요성은 날로 커졌다. 사소한 오염도 생산 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탓에 장비 세정은 갈수록 중요해지는 추세다.
특히 고가 장비를 사지 않더라도 정밀세정을 통해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업체로선 적은 돈으로 공정효율과 생산수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올랐다. LCD 제조 장비의 경우 세정을 통해 고가의 핵심 부품을 재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국내 반도체 장비 세정 수요만 5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추산된다.
코미코·싸이노스·솔믹스 등은 일찌감치 반도체장비 세정사업에 진출해 시장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최근에 아이원스·단성일렉트론·백광산업도 속속 뛰어들었다. 선두업체인 코미코(대표 전선규·류종윤)는 지난 1996년 울산대 청정생산기술센터와 함께 반도체 제조장비 세정기술을 개발한 뒤 지금까지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 회사는 주력인 세정사업과 코팅사업을 합쳐 지난해 3분기 누적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현재 국내 장비 세정시장의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자체 집계한다. 반도체 공정 가운데 식각장비에 이어 필름·스퍼터·증착장비 등으로 세정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싸이노스(대표 조상석)도 지난 2002년 장비 세정시장에 진출,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체와 핵심 부품 업체들을 대상으로 세정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반도체·LCD 부품가공 업체인 아이원스(대표 이문기)는 지난 2006년 반도체 세정·코팅을 위한 2공장을 설립한 뒤 장비 세정 사업에 신규 진출했다.
올 들어 LCD 장비 소모성 부품업체인 단성일렉트론(대표 이현규)이 최근 안산공장에 장비 세정라인을 구축하고 새롭게 뛰어들었다. 정밀화학 업체인 백광산업(대표 이기영)은 지난달 100억원을 신규 투자해 세정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이현규 단성일렉트론 사장은 “세정 사업은 LCD 장비의 소모성 부품사업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유망한 분야”라며 “세정 사업에만 올해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