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라이선스 없이 불법 생산되는 ‘짝퉁 반도체’의 유통을 막을 수 있는 암호화 기술이 나왔다.
테크뉴스월드는 미시간대학과 라이스대학 공동연구팀이 반도체에 미리 입력된 암호를 해제해야만 정상적으로 구동되도록 하는 보안 솔루션 ‘EPIC(Ending Piracy of Integrated Circuits)’를 개발했다고 9일 보도했다.
EPIC 탑재 반도체가 들어있는 PC나 전자기기를 사용하려면 우선 전화선이나 인터넷에서 구동 키를 내려받아 해당 반도체를 사용 가능한 상태로 전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가 불법 생산된 제품임이 드러나게 되면 해당 제품은 작동을 멈춰버리기 때문에 불법 이용을 원천봉쇄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설계자만 풀 수 있는 독특한 암호가 제품 최초 구동 시에야 비로소 생성되므로 불법 이용자가 미리 알아낼 수 없어 안전하다. 일반적인 숫자 배합 자물쇠의 원리를 응용해 반도체 설계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보안체계를 적용함으로써 칩의 성능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것도 강점이다.
이고르 마르코프 미시간대학 교수는 “설계도를 베껴서 생산하는 해적판 반도체는 저렴한 가격에 정품과 성능은 같다”며 “하지만 개발자에게 수익이 돌아가지 않으므로 결국 산업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물론 엄청난 비용을 들여 칩 자체를 완전 해부한다면 복제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해적질의 최대 덕목은 ‘저비용 투입’이라는 점에서 우리 기술이 충분히 방패막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PIC는 이번 주 독일에서 열리는 ‘디자인 자동화 및 테스트 콘퍼런스’에서 시연될 예정이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