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코스피지수 1800선이 무너지면서 급락했던 주식이 회복하는 가운데 삼성과 LG그룹의 계열 IT기업의 주가가 빠르게 회복하는 반면 SK그룹의 주가가 가장 회복세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삼성, SK, LG그룹의 IT계열사들을 분석한 결과 삼성, LG그룹의 주가는 회복에 탄력이 붙으며 대부분 연초 수준의 주가를 회복한 반면 SK 계열의 주가는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그룹 차원의 흐름이라기보다 각 계열사 사업영역의 실적전망이 갈리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또 투신권이 IT부품 업체를 중심으로 비중을 높이는 것도 삼성과 LG 계열사들이 최근 상승세를 타는 이유라는 평가다.
◇삼성·LG 회복세 탄력=삼성계열의 전자, 전기, SDI, 테크윈 등은 모두 연초 하락세를 벗어난 분위기다.
LG계열도 전자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주가가 회복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초 51만원까지 하락한 적은 있지만 바로 회복하며 55만원대를 유지해 연초대비 소폭 상승한 상태다.
삼성전기와 삼성SDI도 최근 실적호전을 호재로 주가가 소폭 올랐다. 테크윈도 연초대비 25% 가량 상승했다. LG전자는 전반적인 증시 내림세로 연초 8만원대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10만원을 회복했다. LG디스플레이(옛 LG필립스LCD)도 LCD 업종 호조가 이어지면서 상승세다.
이에 대해 김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업종을 중심으로한 IT 부품 업종이 실적을 회복, 투신사들의 매수세가 확산된 것”으로 풀이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를 제외한 IT 부품 업종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에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통신·인터넷 앞세운 SK 하락=반면 SK의 경우 텔레콤 부문이 52주 신저가에 돌입했고 SK컴즈도 연초대비 주가가 반토막이 난 상태다. 이동통신 업체 LG텔레콤도 거래소 이전을 계기로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통신서비스 시장의 정체와 M&A 등 재료 노출이 맞물렸다는 평가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통신 업체들이 M&A를 호재로 상승했으나 신정부의 요금인하 정책 발언으로 주가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풀이했다. 또 IPTV 투자나 번들링서비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생기는 것도 주가하락의 배경으로 진단했다.
미국의 경우 3년전 IPTV를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사업성과 제대로 연결시키지 못해 대부분 사업을 접은 상황에서 한국에서 IPTV로 수익원을 낼 수 있을 지가 의문이란 점도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통신서비스 부문이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 위해서는 IPTV나 3G 등의 분야에서 수익성을 어떻게 낼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경민기자@전자신문,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