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주인 배출 막바지 작업에 힘 모으자

 한국 최초의 우주인 배출 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발사까지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탑승 우주인으로 선정됐던 고산씨의 훈련규정 위반으로 예비 우주인에게 임무를 내주게 됐다. 탑승 우주인으로 결정된 이소연씨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라는 영광을 얻게 됐다.

 반면에 고산씨로서는 무척 아쉽게 됐다. 한 번은 실수로, 한 번은 더 잘해보려던 욕심에서 일을 그르쳤다. 하지만 단순히 개인의 아쉬움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만은 아니다. 그동안 수많은 나라가 우주인을 배출했지만 탑승 우주인과 예비 우주인이 바뀐 사례가 알려진 것은 불과 네 번뿐이다. 러시아·아프가니스탄·일본 등의 사례가 있는데 모두 갑작스러운 발병 등으로 인한 피할 수 없는 사유였다.

 그러나 이번 우리나라의 사례는 앞선 사례들과는 다르다.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의 실수는 조심하면 예방할 수 있었고, 과욕은 자제해야 했다. 더구나 한 번 실수로 경고를 받은 상태에서 또다시 규정을 위반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국가적으로도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기게 돼 이미지가 실추됐다. 당국 역시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 물론 사소한 규정 위반으로 교체까지 해야 했냐는 의견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논란을 할 때가 아니다.

 새 탑승 우주인이 결정됐다. 이제 논란은 접어두자. 우주인 배출사업은 선발과정이 시작된 지난 2006년 4월부터 무려 3만6206명이 후보로 지원하는 등 국민적 축제로 진행됐다. 선발단계마다 국민의 뜨거운 관심이 쏠렸고, 우주과학의 대중화에도 큰 기여를 했다. 우리나라 우주개척 사업의 첫발을 내딛는다는 의미도 있다. 이제 국민적 축제인 우주인 배출사업의 막바지다.

 오는 4월 8일.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를 태운 소유스 우주선이 우주로 무사히 발사되고 한국이 세계 36번째 우주인 배출국이 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