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메카텍(대표 윤병태 www.M-SEAH.co.kr)은 이송물의 흔들림을 막는 진동제어기술로 세계시장에서 승부하는 이색적인 벤처기업이다.
지난해 설립한 세아메카텍은 산업현장에서 중량물을 움직일 때 흔들리지 않게 해주는 ‘크레인 무진동 시스템(C-VIC)’을 개발해 산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무진동 시스템의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크레인으로 무거운 물건을 출발시키고 멈출 때는 관성으로 인해 흔들리기 마련이다. 그동안 이송물의 진동을 막으려면 이송속도를 제한하거나 장비구조를 강화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 때 물건이 흔들리는 주기(진동주파수)를 계산해서 적절한 힘으로 반대파를 생성하면 진동은 순식간에 멈춰버린다.
세아메카텍의 크레인 무진동 시스템 ‘C-VIC’은 이러한 원리로 80∼95%의 진동 제거율을 보여준다. 인명보호가 최우선인 산업현장에서 중량물의 흔들림을 제어하는 것은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며 작업시간도 줄여준다. 크레인 자체의 설계변경이 아니라 키트 형식의 제어장치를 붙이면 되기 때문에 큰 비용도 들지 않는다.
무진동 시스템의 이론적 원리는 지난 90년대 중반 미국 MIT대학에서 처음 나왔지만 상용화하기에는 기술적 어려움이 많았다. 이후 무진동 시스템은 2005년 경북 금오공대와 조지아공대가 공동연구를 하면서 상용화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기술을 눈여겨 보던 금속가공업체 (주)세아의 윤병태 사장은 무진동 시스템 사업에 승부를 걸기로 결심한다. 아직 선진국 기업들도 만든 적이 없는 새로운 장비이기 때문에 위험하지만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여겼던 것이다. 윤 사장은 즉시 무진동 시스템의 전세계 라이선스를 따내고 관련사업을 전담할 자회사(세아메카텍)까지 설립했다. 직원 6명으로 출발한 세아메카텍은 밤낮없이 제품개발에 매달려 산업현장에서 다양한 무게의 이송물을 제어하는 크레인 무진동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예상보다 산업계의 반응은 빨랐다. 삼성코닝,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 20여개 기업체에서 무진동 시스템을 채택한 뒤 작업장의 안전성과 생산효율이 높아졌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특히 일본 제조업체도 크레인 무진동 시스템에 많은 관심을 보여 지난해 8월부터 일본 수출이 시작됐고 수량도 점차 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는 유럽과 중국, 미국 등지로 무진동 시스템의 수출을 다변화할 예정이다.
세아메카텍은 무진동 기술이 반도체·LCD 제조의 수율 향상에도 효과적인 점에 착안해 반송시스템(T-VIC)이나 스테이지(S-VIC) 등에 사용되는 무진동 시스템을 다음달부터 상용화한다. 또한 항만용 컨테이너 하역장비에 사용되는 초대형 무진동 시스템도 연말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세아메카텍은 이송물의 진동제어라는 미개척 분야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 세계 최고의 전문브랜드로 자리잡는다는 대담한 비전을 차근차근 달성하고 있다.
◆윤병태 사장 인터뷰
“엔지니어로서 산업현장에서 요긴한 장비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기쁩니다.”
윤병태 세아메카텍 사장은 지인을 통해서 미국에서 개발된 진동제어기술에 우연히 관심을 갖게 됐다. 금속가공사업을 하면서 그는 크레인으로 중량물을 운반하는 작업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기에 무릅을 쳤다.
“저 기술을 우리가 먼저 상용화한다면 대박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죠. 진동제어가 필요한 분야는 건축현장에서 반도체 공정까지 무궁무진하지 않습니까.” 그는 특히 까다로운 일본시장에서도 큰 호평을 받아 무진동 시스템의 수출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윤 사장은 이미 시판하는 크레인 장비 외에도 측정기, 가공기, 로봇관절 등 진동이 발생하는 모든 장비에 무진동 기술을 적용시킨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진동제어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되겠습니다. 올 연말이면 항만에서 수십톤짜리 컨테이너를 안전하게 옮기는 무진동 시스템도 나올테니 기대하세요.”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