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IT업종 대표주들이 연초 하락장에서 지수 안전판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본지 조사에 따르면 미국발 금융쇼크로 증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코스닥 지수는 연초(1월2일) 대비 지난 10일까지 11.9%(84.52포인트)나 하락했다. 이 기간 업종 대표주들은 9.5% 하락해 지수하락의 안전판 역할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가 큰 폭 상승했기 때문으로 인터넷·셋톱박스·디스플레이·소프트웨어 등 IT 업종 대표주들은 지수보다 더 크게 내렸다.
대표적인 하락 종목은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업체인 NHN이다. NHN은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2일 23만3500원을 기록했지만 공정위의 인터넷포털 조사 발표와 함께 내림세를 보이며 16.4%나 하락했다. 이는 업종 2위 업체인 다음이 같은 기간 10.6%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하락 정도가 더 커 코스닥 대표주란 이름을 무색케하고 있다.
셋톱박스 대표주인 휴맥스도 낙폭이 컸다. 이 회사의 주가는 연초대비 20.4%나 빠졌다. 같은 기간 업종 2위 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는 토필드가 6.4% 하락한 것에 비하면 업종 1위 업체로서 주가 내림폭이 컸다. 휴맥스는 시가총액으로도 3290억원 안팎으로 30위권밖에 머물러 있다.
LED 업체인 서울반도체는 대표 업종 중 가장 낙폭이 큰 종목. 이 회사의 주가는 연초 2만4400원에 달하던 주가는 30.3% 하락해 1만7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TV용 LED 가격이 약세를 띠면서 동종업체인 우영의 부도도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온라인 교육 대표주인 메가스터디가 신정부 교육정책 강화에 힘입어 12.8% 올랐고, 반도체장비 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이 5.5%, 웹보드게임 업체인 네오위즈게임즈가 4.2% 상승하며 코스닥 대표 업종의 낙폭을 만회했다.
전문가들은 업종 대표주의 큰 폭 하락에 대해 해외 시장 요인이 지수 안전판 역할을 하기에는 이들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했다. NHN의 경우 코스닥 시가총액 10분의 1에 해당해 주식편입비중이 높고 외국인 지분도 50%가 넘어 해외발 악재나 펀드런에 가장 먼저 흔들린 것으로 분석했다. 또 소프트웨어나 SI 부문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 인터넷 업체나 IT업체는 외국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펀드에서 주식 편입비중도 크다”며 “해외발 악재가 코스닥 상위업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진단했다. 또 강 연구원은 “코스닥도 서브프라임 금융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며 “이후에도 해외 부실 규모가 완전히 드러나기 전까지는 업종 대표주의 본격적인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기자@전자신문, k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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