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GE, HP 등 글로벌기업의 경영기법 배우기에 한창이다.
대기업 최고경영자 출신의 대통령이 취임한 새 정부 출범 이후 철밥통으로 상징되는 정년보장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인사평가시스템이 검토되고 있고 하위직의 의사결정 과정 참여를 위한 민간기업의 회의방식 도입도 추진되고 있다.
11일 정부부처들에 따르면 국세청이 하위 10%를 상시 구조조정하는 GE의 활력곡선(vitality curve)을 인사평가제도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 GE의 활력 곡선은 조직원을 20%의 핵심정예, 70%의 중간층, 10%의 하위로 구분해 상위 20%에 대해서는 충분한 보상을 해주면서 미래의 리더로 양성하지만 하위 10%는 상시 정리하는 시스템이다.
재계 출신인 이윤호 장관이 취임한 지식경제부도 서열보다는 능력과 평판을 강조하는 체계로 바꿀 방침이다.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통합한 기획재정부도 지난해 재경부에서 도입한 국제통화기금(IMF)식 인사평가시스템(APR)을 확대, 적용하는 문제를 논의 중이다. 이 시스템은 상급자와 하급자가 협의를 통해 연초에 업무목표를 설정하고 연말에 팀워크, 보고서 작성 능력, 보고서의 시한준수 정도, 관계기관 협의 및 조정능력 등을 평가해서 결과를 합의하는 시스템이다.
조직문화에도 다양한 변화가 일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GE식 타운미팅을 도입해 조직화합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GE가 의사결정에 적극 활용한 타운미팅은 적게는 10여명에서 많게는 100여명 이상까지 참가해 구성원 각자가 아이디어를 내놓은 뒤 최종 의사결정에 하부 조직원까지 모두 참여토록 하는 형식이다.
기획재정부도 지난해 재경부 시절에 HP 등을 벤치마킹해 만든 ’Mofe Way’를 이어갈 전망이다. ‘HP Way’를 표방한 이 제도는 회사가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주기만 하면 구성원들은 훌륭히 일을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