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됐던 산업 관련 정부 부처의 1급 인사가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 업무보고에 들어간 상황에서 더이상 늦춰져선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서열이 엄격한 공직 인사 풍토에서 일부 부처는 인선에 진통을 겪고 있다. 이명박정부가 행시 24회를 차관에 전면 배치하면서 인사 태풍을 예고해온 터라 이번 1급 인사에 대한 관가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산업정책 컨트롤타워인 지식경제부는 1급 인사를 거의 마무리한 상태로 이윤호 장관의 낙점만 남았다. 안살림을 맡은 기획조정실장에는 안현호 산업정책관(25회)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시 25∼26회를 대표하는 젊은 주자로 산업 정책 전반을 총괄해오다 이젠 산업 규제 개혁의 총대를 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물 산업·기술·지방 등을 총괄하는 산업경제실장은 김영학 정책홍보관리본부장(24회)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살리기와 기업 지원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선 중량감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신설된 성장동력실장엔 설정선 전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정책본부장(23회)이 유력하다. 새로 껴안게 된 정보통신산업·소프트웨어·바이오 등 신성장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전문성을 살린 배치다. 제1차관보다 행시 기수가 앞서나 흡수되는 부처의 보직과 역할은 최대한 존중한다는 정부 조직개편 방침과 부합한다는 평이다.
이재훈 제2차관(21회)이 관장하는 무역투자실장에도 전문성을 살려 권태균 전 재정경제부 경제자유구역단장(21회)이 물망에 올랐다. 전문성을 살리면서도 흡수 업무의 균형을 맞춘 인사로 풀이된다. 에너지자원실장에는 산자부 출신 인사의 발탁이 유력한 가운데 조석 에너지정책기획관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에너지자원정책본부장을 맡았던 고정식 본부장은 차관급인 특허청장으로 영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과학기술부 1급 인사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특히 우형식 제1차관이 행시 24회 출신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기존 1급 선배기수들을 포함한 1차관 산하의 후속인사가 복잡해졌다. 기존 교육부 출신 중에는 행시 22회인 김광조 인적자원정책본부장과 박경재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이 차관 발표 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영국 학교정책실장은 서울 구정고 교장으로 발령나면서 부처를 떠났다.
교육과학기술부 한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 교원소청심사위원장 등 기존 1급 자리에 누구를 보낼 것인가가 문제인 것으로 안다”며 “늦어도 이번 주 안에는 결정이 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의 안정을 고려하면 기존 1급들을 임명해야 하지만, 이번 기회에 인적혁신을 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제2차관 산하의 과학기술정책실장은 기술고시 출신의 이상목 기초연구국장이 내정됐으며, 학술연구정책실장에는 교육부 출신이 임명될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정부 정책 입안을 책임질 행정안전부 정보화전략실장으로 임우진(55) 광주시 행정부시장이 물망에 올랐다. 행시 22회로 기획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1급 인사를 이번주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진호·정소영·권건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