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간판을 ‘간판 타자’로

이른바 ‘디지털 간판’이라 불리는 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DID)가 중견 디스플레이 업계의 ‘간판 타자’로 떠올랐다. 공항·지하철·병원·은행 등 공공장소를 비롯한 일반 매장에서 광고 및 홍보, 공공정보를 내보내려는 DID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중견 디스플레이 업계가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시장 독식과 중국업체의 저가 공세에 낀 처지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이기도 하다.

◇중견기업 사업다각화=DID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이미 예고됐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07’에서 전문업체들이 DID 제품을 내놓고 바이어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올들어 버스정류장과 지하철 광고판을 대체하는 야외 광고용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DID의 성장 잠재력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중견 디스플레이 업계는 사업다각화, 해외시장 개척 등 돌파구를 마련하는 힘찬 행보를 보였다.

비티씨정보통신의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다. 이 회사는 지난달에 지하철, 터미널 등 공공장소 천장에 설치하는 42인치 DID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11월 부산지하철 서면역과 덕천역에 8대를 시범 설치했다. 올해는 내수 판매를 바탕으로 프랑스 등 유럽 수출을 진행하며, 지난달에 인천국제공항, 병원, 백화점 등에 공급 성사단계에 있다. 이 회사는 의료, DID 제품으로만 올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김성기 비티씨정보통신 사장은 “최근 전광판 광고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시스템통합 업체들이 디스플레이업체와 업무 협력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음이온 모듈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디보스도 가정용TV를 축소하는 대신 DID 분야를 강화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 ODM 방식 수출에 주력했다. 세빗 2008에 참가한 현대아이티는 200여 개 주요 거래처와 약 1억 달러의 판매 상담을 진행했으며 올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DID로 달성할 방침이다.

◇솔루션 사업 확산=완제품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솔루션과의 연계도 확산하고 있다.

인포이큐는 기존 듀얼DID 광고방송시스템에 고객 참여 기능과 자사의 원격전송시스템을 동시에 지원하는 ‘디지털 사이니지’ 솔루션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일본의 스포츠용품 매장 및 대형 비디오 대여점, 영화관, 대형서점, 공항 등 공공장소에 솔루션을 공급한다.

에이스텔도 메인PC에서 편집된 영상데이터를 프로젝터별로 분할된 디스플레이 화면을 송출해주는 ‘위치아웃’을 출시했다. 이 회사는 제주 4.3평화공원과 당진화력발전소, 청주 에듀테인먼트 체험관 등에 설치했으며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디지털TV 시장이 중국 업체들의 물량공세와 대기업의 시장 독식이 강해지면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다”며 “사업다각화를 위한 DID 제품 확대와 해외시장 개척은 중견 디스플레이업체의 생존전략”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DID 시장이 매출 기준으로 올해 24억 달러 규모를 형성한 데 이어 매년 20∼30%씩 성장해 오는 2009년엔 30억 달러, 2010년엔 36억 달러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