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 등을 거쳐 개인 PC에 악성코드를 유포하고 이를 악용, PC의 아이디·비밀번호 정보를 빼내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나 미니홈피 등에 도박사이트 광고글을 자동으로 올리게 한 일당 7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과거 스팸메일을 이용한 광고가 기승을 부렸다면 이들은 네티즌의 온라인 ‘집’이라 할 수 있는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광고글을 올리게 한 것이 특징이다. 그것도 다른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빼내 그들의 명의로 광고글을 올리게 했다.
불법 광고의 창구가 늘어난 것도 문제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법 광고글을 올리는 범법자로 몰린 피해자가 많이 생겨난 것도 문제다. 악성코드를 동영상 UCC 등으로 위장해 유포, 인터넷상 콘텐츠의 불신을 높이는 것도 우려된다. 더구나 검거된 이들 7명 중 2명dl 22살의 전문 프로그래머라는 사실은 더욱 안타깝다. 프로그램 개발을 주도한 이모씨는 고등학생 시절 정보보호 전문기관의 해킹 대회에서 입상, 이 경력을 바탕으로 대학에 입학하고 병역 특례로 복무 중인 ‘정보보호 꿈나무’였다. 함께 붙잡힌 온모씨 역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10년 경력을 자랑하는 전문 프로그래머로 병역 특례 업체 입사를 준비하던 중 불법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가 이번에 붙잡혔다.
어린 시절부터 프로그램 개발과 정보보호에 관심을 가지고 그 분야에 몰두해 온 젊은이들이 도리어 범죄자들과 손잡고 다른 사람의 정보를 유출하고 피해를 주는 행동에 앞장선 것이다.
무엇이 정보보호 대회 입상자를 정보유출 범죄자로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실력 과시의 방편으로 생각하는 의식이 문제일까. 개발자들의 환경이 너무 열악해 돈의 유혹에 넘어간 것일까. 전 사회의 디지털화로 앞으로 정보보호 문제는 IT뿐 아니라 법무·회계·경영 등 사회 전체의 인프라를 흔드는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올바른 윤리 기준의 설정과 생활화가 시급하다.
한세희기자<컴퓨터산업부>@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