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부론
던컨 휴잇 지음, 김민주·송희령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
1978년 덩샤오핑은 ‘능력있는 자가 먼저 부자가 되고, 그 효과를 확대해 모두가 잘사는 사회를 건설하자’는 선부론(先富論)을 앞세워 중국의 변화를 주문했다. 그 후 30년이 흘러 중국은 개혁개방 30주년을 맞았다. 그 사이 중국은 눈부신 속도로 발전했다. 매년 두 자릿수의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올여름에는 베이징올림픽이 개최된다. 도심 거리에는 초고층 빌딩이 즐비하고 외제차, 최신 유행의 패션이 넘쳐난다. 사립학교도 늘었고 교육열도 뜨겁다. 덩샤오핑이 본격적인 경제개혁을 시도한 이래 중국은 거대한 변화에 물결에 몸을 맡기고 있다. ‘선부론’은 ‘흑묘백묘론’과 함께 중국 경제를 일으킨 결정적 열쇠이자 중국을 절대 평등 사회에서 능력 위주의 사회로 변화시킨 중국의 진정한 힘이 됐다.
빈부의 격차도 크다. 상하이의 부자들은 호화판 고급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종업원에게 10만원이 넘는 팁을 주기도 한다. 반면에 상하이 중심가 마사지숍에서 일하는 시골 출신 소녀는 한 시간 넘게 손님의 발을 주물러 단돈 1000원의 품삯을 받는다. 이렇게 빈부 차가 심한 중국이지만 여전히 중국은 부자에 관대하다. 부자는 가난한 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앞선 부자’를 쫓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다.
중국의 천지개벽을 가져온 ‘선부론’을 중국인이 아닌 벽안의 외국인 시각으로 정리하고 분석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던컨 휴잇은 영국인으로 20년간 중국에서 거주하며, BBC 상하이와 베이징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인도 중국인이다. 선전이 중국에서 처음으로 경제특구로 지정돼 새로운 변화가 일기 시작할 때부터 중국 특파원 활동을 한 저자는 그만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덩샤오핑의 ‘선부론’을 분석했다. 기자 특유의 필치로 중국인의 삶을 중심으로 중국인 개개인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 책은 중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은 책이다. 1만9800원.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