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프로젝터, 대형화면 가격 하락 속 인기

지난 1월 결혼한 임지민(27)씨는 결혼준비를 하면서 예비신랑과 다퉜다. 영화광인 그는 대형 디지털TV를 사고 싶었지만 예비신랑은 홈 프로젝터를 사야한다고 고집을 피웠기 때문이다. 결국 졌다. 신혼살림을 차린 임씨는 남편보다 더 홈 프로젝터를 신주단지 모시듯 애지중지한다. 시원한 화면으로 영화를 실컷 즐기게 됐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즐기기에 충분할 정도로 해상도가 높아진데다 가격도 크게 떨어지면서 신혼부부와 젊은층을 중심으로 홈 프로젝터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베이징올림픽의 기대심리와 더불어 가정에서 프로젝터를 PC에 연결해 영화와 스크린 골프를 즐기려는 수요까지 일면서 붐을 예고했다.

◇주목받는 홈 프로젝터=홈 프로젝터의 최대 매력은 스크린에 투영하는 화면이 100인치 이상으로 넓다는 점이다. 80인치 이상 크기의 화면이라면 프로젝터가 PDP TV나 LCD TV보다 화질이 낫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일반적으로 홈 프로젝터라 하면 밝기 기준으로 2000안시루멘 미만 제품을 일컫는다. 2000안시루멘 이상이면 영화를 감상할 때 사용자가 눈에 피로를 느낄 수 있다. 2000안시루멘 프로젝터는 가격이 100만원대 초반이 주류다. 지난해 월평균 판매된 중저가 홈 프로젝터는 8000대 이하였지만 올해 들어 20% 이상 늘어난 1만대 이상 팔린다. 올해 전체 프로젝터 시장 규모 12만5000대의 10% 정도 차지하는 수준이지만 하반기부터 수요가 급상승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특히 풀 HD 기종은 관련 플레이어의 판매 확대, 영화 및 일반 미디어 분야에서의 수요 증대, 가격하락 등의 이유로 올해 홈 프로젝터 분야의 메인 프레임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서치현 엡손코리아 부장은 “8월에 열리는 베이징올림픽과 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DID)를 이용한 광고 시장이 확대되면서 프로젝터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특히 TV보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면서도 고화질의 대형 화면을 즐길 수 있어 나만의 극장을 찾는 가정이 는다”라고 말했다.

◇콘텐츠 확대가 견인=홈 프로젝터는 영화와 공연 실황, 게임을 벽이나 스크린 대화면으로 즐길 수 있어 젊은층에서 구매가 늘고 있다. 예전에는 영화를 보기 위해 PC와 스피커를 연결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이제는 DVD 타이틀을 넣고 벽이나 스크린에 화면을 쏘면 집안이 바로 극장으로 바뀐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스크린 골프도 가정에서 PC에 프로젝터를 연결해 골프 시뮬레이션을 통한 골프연습을 즐기려는 사람도 있다. 프로젝터에 DVD플레이어와 스피커 시스템을 탑재한, 이른바 ‘올인원’ 제품 출시도 수요 확대에 한몫한다.

이에 따라 프로젝터 업체들의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업계 처음으로 홈쇼핑에 진출한 엡손코리아는 올해 1분기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벤큐코리아와 유환미디어도 각각 1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오대석 유환미디어 전무는 “프로젝터 가격이 현실화되면서 비즈니스용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의 구매가 느는 추세”라며 “올해 판매성장률이 20% 이상 기대돼 업체마다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