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CT 클러스터` 조성 급하다

광주에는 CT관련 인프라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으나 체계적인 클러스터 조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광주시가 14일 착공하는 영상복합문화관 투시도.
광주에는 CT관련 인프라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으나 체계적인 클러스터 조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광주시가 14일 착공하는 영상복합문화관 투시도.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표방하는 광주의 문화기술(CT) 산업 관련 인프라가 한 곳에 집적되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클러스터 조성’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 및 기관에 따르면 광주지역에는 게임·애니메이션·영상제작 등 CT관련 시설 및 장비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으나 이러한 인프라가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곳곳에 분산 배치돼 업계의 불만을 사고 있다.

현재 광주지역에 들어서거나 향후 입주예정인 CT관련 기관 및 센터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광주영상예술센터·영상복합문화관·광주CGI센터·한국게임사관학교 등을 비롯해 전남대·조선대·광주과학기술원 CT연구소 등 대략 10여 곳. 하지만 같은 건물 공간에 입주해 있는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 기업들이 장비 및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곳을 찾아 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광주서 서구 양동 금호생명빌딩에 입주해 있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관리하고 있는 광주영상예술센터는 승용차로 10여분 떨어진 남구 사동 옛 KBS방송총국 건물에 들어서 있으며, 한국게임사관학교는 장소가 협소하다는 문제로 최근 진흥원과 같은 건물에서 역시 승용차로 10여분 거리인 서구 쌍촌동 호남대 학교기업 하이맥(HIMEC)으로 이전했다.

14일 착공하는 문화상품 전시·홍보·체험 및 마케팅지원 시설인 영상복합문화관은 진흥원에서 20여분 떨어진 동구 서석동 예전 광주세무서 부지에 들어서고 광주지역 컴퓨터형성이미지(CGI) 산업의 산실이 될 광주CGI센터는 역시 진흥원으로부터 30여분 떨어진 남구 송하동에 건립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남대·조선대·광주과기원에 들어선 CT연구소도 승용차로 최대 30분 이상 떨어진 거리에 각각 설립돼 있어 광주 문화산업의 경우 ‘장비와 시설을 한 곳에 모아 기업유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클러스터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역 IT·CT산업 육성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마저도 최근 임대료 인상 문제로 사무실을 크게 축소한데다 기업 유치공간마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IT·CT산업 육성의지를 의심케하고 있다.

종전에는 같은 층에 IT·CT팀과 지원부서가 모두 있었으나 지난해 말 건물주와의 임대료 인상문제로 마찰을 빚은 뒤 지금은 IT팀은 25층, 나머지 팀은 19층에서 각각 떨어져 업무를 보고 있다. 여기에 IT·CT 업체들도 각층에 흩어져 있으며 더 이상 업체를 유치할 입주공간은 없는 상태다.

진흥원 관계자는 “현 상태에서는 수도권 소재 우수기업 유치에 성공한다해도 입주공간을 제공할 여력이 없는 상태”라며 “단독 건물을 갖추고 관련 장비 및 시설을 집적하는 타 지역 진흥원의 현실이 마냥 부러울 뿐”이라고 토로했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