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회사의 인터넷 포털 총괄에서 신생 벤처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MSN 사업부를 책임지던 최고미디어책임자(Chief Media Officer) 조앤 브래드포드 부사장이 지난주 사표를 제출했다. 소규모 사업자가 지역 TV에 저렴하게 광고를 내도록 도와주는 LA의 신생벤처 스팟 러너(Spot Runner)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서다.
비즈니스위크지의 북미 광고 판매 총괄 부사장을 거쳐 2001년 MS에 합류한 그는 7년 동안 글로벌판매 및 마케팅 총괄과 미디어 관련 최고책임자를 맡아 다양한 온라인 광고 모델을 실험해온 핵심 임원이다. 촉망받던 그가 MS를 떠나는 것은 ‘소수의 큰 손’이 아닌 ‘사소한 다수’가 수익을 이끌어내는 롱테일 법칙을 TV광고 시장에 접목하는 실험을 하기 위해서다.
브래드포드 부사장은 “가족 중 소규모 사업을 영위하는 사람이 있지만 언제나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구글이 애드센스 등 소액 맞춤형 광고로 성공을 거뒀듯 지역 TV 활용 광고 사업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팟 러너는 대형 방송사 CBS와 벤처캐피털인 인덱스벤처, 광고회사 WPP 그룹 등에서 자금을 유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MSN 사업 총괄 핵심인물의 영입은 이들의 공격적 행보에 방점을 찍는 셈이다.
반면에 MS 쪽에서 보면 야후 인수 추진 계획 발표와 함께 혼란스러워진 온라인 사업부의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형국이다. 최근 MS의 온라인 서비스 그룹을 총괄하는 스티브 버코위츠 수석 부사장이 올여름 회사를 떠나겠다고 밝힌 데 이어 MSN 사업 총괄 부사장마저 사표를 내면서 MS 온라인 사업부는 대대적인 재편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만약 기존 핵심인력이 이탈하는 상황에서 야후 인수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MS의 온라인 사업이 향후 전략을 짜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