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 구입비만 있어도 회생"

 “자재 구입대금만 있어도….”

 LCD 백라이트유닛(BLU) 업체 우영의 직원들로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는 비록 부도처리는 됐지만 자재 구입에 필요한 긴급 운전자금만 있어도 얼마든지 회생할 수 있다며 채권단에 이 같이 촉구했다.

 실제 우영은 노트북·모니터용 BLU 시장에서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최대 협력사였지만 올 들어서는 제품군을 프리미엄급인 LED BLU 분야로 발빠르게 전환, 수익성을 대폭 향상시킬 계획이었다. 더욱이 삼성전자 의존도에서 탈피해 대만 패널업체인 AUO·CMO·CPT의 협력사로 참여했으며, 다음달부터 CPT에 15.4인치급 노트북 BLU를 공급키로 계약까지 체결했다. 특히 중소형 LCD BLU 가운데 LED 도광판 기술과 양산능력은 스탠리와 더불어 우영이 최대 규모다.

 당초 올해 삼성전자에 13∼17인치급까지 노트북용 LED BLU를 공급키로 하고 이미 5개 모델에 대해서는 승인까지 받은 것도 이런 이유다. 상반기까지 24인치급 TV용 LED BLU도 선보일 예정이었다.

 적어도 LED와 BLU 기술에 관한한 우영이 독보적인 역량을 다진 데는 정밀금형에서 커넥터·리드프레임·인버터·구동장치에 이르기까지 핵심 설비·부품도 내재화했기 때문이다. 관련 기술특허도 완료한 것만 26가지에 달한다. 부도 여파로 이같은 무형의 자산까지 고스란히 사장될 위기에 놓인 셈이다.

 우영은 또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LED 조명 시장에도 적극 진출, 신규 사업으로 육성할 참이었다. 올해 LED BLU에서만 2700억여원, LED 조명사업에서 450억여원을 기대하는 등 당초 예상한 매출 규모도 6000억원을 웃돈다.

 비대위를 이끌고 있는 문영준 위원장은 “자재만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제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모든 직원들이 회사를 살리자는 일념으로 매일 출근해 공장 설비를 청소하고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 가운데 해외 C사는 우영의 이같은 사정을 공감하고, 법정관리 신청 후 긴급 운영자금 5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의사까지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영은 법정관리 신청과 함께 산업은행 등 국내외 채권단의 협의 아래 매각(M&A) 작업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5개 정도의 기업들이 인수 의사를 타진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