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문화부 홈페이지가 ‘유비어천가’라는 네티즌 비난이 쏟아 지고 있다. 유인촌 장관: 금시초문이다. 무슨 내용인가. 기자: 한 마디로 문화부 홈페이지가 유 장관 개인 홍보 일색이라는 내용이다. 유 장관: 알았다. 조치하겠다.”
지난 14일 기자 브리핑에서 나왔던 기자단 질문과 유 장관의 답변이다. 유인촌 장관은 바로 시정하겠다고 했고 불과 몇 시간 만에 문화부 홈페이지 디자인은 이전처럼 ‘건전하게’ 바뀌었다.
본인은 몰랐다고 하지만 취임 후 근 한 달 동안 실제 문화부 홈페이지는 전면에 큼지막한 유 장관 인물 사진과 개인 일정이 빼곡하게 올라와 있었다.
유 장관이 이를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사실 확인할 방법은 없다. 어떻게 생각하면 해프닝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이 왠지 씁쓸하다. 혹시나 아직도 ‘연예인 유인촌’인가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유 장관은 브리핑 전날에도 산하 단체 인사 문제를 거론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벌써 ‘이명박 정부의 나팔수’라니, ‘리틀 이명박’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문화부는 올해 역대 어느 정권에서보다 부처 위상이 격상됐다. 그동안 중요도에 비해 정책 지원에 부족했던 콘텐츠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밝혔다. ‘콘텐츠 대국 실현’이라는 큰 슬로건도 내걸었다. 업무 보고에서도 숨이 찰 정도로 수많은 육성 정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정작 정책을 이끌 문화부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인상이다. 문화부는 새로 출범한 지 근 한 달이지만 대통령이 임명한 장· 차관을 제외하고 이미 모든 부처가 끝낸 기본 인사조차 늦추고 있다. 바쁜 유 장관의 행보와 거창한 올해 업무에 비해 문화부는 한 달을 이미 허비한 셈이다.
산업계는 신임 장관이 이번 실용 정부에서 문화를 산업으로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 마디로 ‘연예인 유인촌’이 아닌 산업계와 함게 호흡하는 ‘장관 유인촌’을 바라고 있다. 춘천 =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