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특집]"학교기업 무엇으로 돈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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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작사에부터 한방 관련 업체까지.’

학교 기업은 산학협력의 핵심 중 핵심이다. 국내 대학들은 지난 2004년 초부터 우유회사 등 다양한 학교 기업을 설립해 수익 확대에 나서고 있다. 원래 학교는 기업을 운영할 수 없었지만 지난 2004년 3월 교육부가 학생들의 전공 실습 기회 확대와 학교 재정 내실화를 위해 교육과 연관 있는 사업을 허용하면서 학교기업 설립이 가능해졌다. 같은 해 처음으로 18개 대학이 1기 학교기업으로 선정됐고 2007년 현재 50개 학교 대학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 각 대학들이 설립·운영하고 있는 기업 종류는 수십가지에 이른다. 과거엔 개설학과와 관련한 소극적인 기업 운영에 그쳤지만 최근엔 보유하고 있는 원천 기술을 기업 설립에 활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지난 2007년 학교기업 운영법이 개정되면서 19개 업종을 제외하곤 모든 업종의 기업 운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각 대학들은 여관업, 유흥주점업, 경마 및 경주장 운영업, 욕탕업, 마사지업 등 일부 유해업종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산업체를 직접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법 개정을 통한 기대 매출로 올해 200억원 이상을 예상했으며 기술이전 역시 2004년 기준 99건에서 올해는 300여건으로 세 배 이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학교 기업은 2007년 현재 4년제 대학 54개, 전문대학 58개, 전문계고(옛 실업계고) 56개로 전국적으로 총 168개가 운영되고 있다. 학교기업의 사업 분야는 로봇·소프트웨어 개발 등 기술 관련 분야에서부터 제과·제빵·한방재료 가공·영상물 제작 등 매우 다양하다.

학교 기업들은 성과도 좋다. 수익뿐만 아니라 학생 교육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2004년부터 2005년까지 2년간 학교기업 운영성과를 집계한 결과, 현장실습 참여인원 7839명, 인력채용 164명, 매출액 120억원 등 재정확충과 현장실습 교육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장실습 인원은 학생들이 학술적 내용과 산업 간 괴리를 좁힐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차원에서 점점 늘고 있다.

성공한 학교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선택과 집중’이다. 강한 학문 경쟁력을 기업 경쟁력으로 승화시킨다는 점이다.

경상대학교는 ‘족보 있는 한우 및 고급 수제햄·소시지’를 내걸고 학교 기업을 운영 중이다. DNA 메이커를 이용한 유전진단 서비스를 통해 동물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산업 실현을 목표로 한다. 축산업에 주로 집중돼 있고 양봉업도 함께하고 있다. 건국대학교와 전북대학교 등도 축산학과에 강점을 살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 내 방송 영상물 제작사를 차려 실제로 방송사에 제공해 수익을 내고 있는 사례도 있다. 2004년 6월 15일에 설립된 동서대학교의 ‘동서필름’은 KNN 등 영남 지역 방송사에 시사교양, 쇼·오락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제작물을 공급하고 있다. 또 다큐멘터리나 애니메이션 홍보 영상물 등도 제작한다.

전자회사를 학교 안으로 들인 곳도 있다. 한세대학교 학교기업 HAT는 컴퓨터 주변기기를 제작하거나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학내 수익 창출뿐 아니라 노인, 장애인 등 학습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통신기술을 지원하겠다는 비전 또한 가지고 있다.

이런 성장에는 정부도 한몫했다. 교육부, 산자부(현 지식경제부)를 포함한 관련 부처는 학교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학교 기업 설립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우수한 운영성과를 거두고 있는 48개 학교기업은 대학예산과 별도로 연간 150억원의 국가지원을 받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재단 내 학교기업지원사업 팀에서 전담하고 있는 지원사업은 지원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정준석 산업기술재단 이사장은 “수익성과 교육성을 동시 추구해야 하는 부담을 완화하고 현장실습 등을 통해 체계적인 교육 기능을 지속적으로 갖추는 데 지원을 집중할 예정”이라며 “학교기업 지원사업의 지원 기간을 현재 2년에서 3년 이상으로 개선하는 방안 등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성현기자@전자신문, arg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