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카자흐 BCC 인수발표…외국인 대거 매도

 국민은행 주가가 외국인들의 폭탄 매도로 인해 이틀째 빠지면서 결국 5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18일 증시 전문가들은 국민은행의 카자흐스탄 BCC(Bank Center Credit) 인수가 외국인 매도를 촉발시켰을 것으로 분석했다. 국민은행은 지분 78%를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어 외국인 매도에 특히 취약한데다 이번 BCC 인수건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부정적 요소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주가 하락 폭이 더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외국인들이 국민은행의 BCC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금융주들이 유동성 위기인 상황에서 굳이 지금 매수에 나서야 했냐는 것이다. 또 BCC 매입 비용에 따른 배당·마진 감소도 외국인 투자자들을 실망키겼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JP모건이 베어스턴스 투자은행을 주당 2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와 비교해 국민은행의 BCC매입 가격이 너무 많다는 의견까지 대두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BCC 인수가격은 2007년 말 기준으로 주가자산비율(PBR) 3.2배 수준이다. 이는 시장가격인 PBR 3.8배보다 할인됐지만, 헐값 수준인 글로벌 은행주들의 가치를 감안하면 싸다고 볼 수 없는 가격대라는 것.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달리 국민은행의 BCC 인수를 긍정적 요소로 분석했다. 지난해 같으면 시장에서 호평 받을 사안인데, 지금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자흐스탄과 같은 신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라면서 “BCC 인수는 미래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건이 국민은행 주가가 폭락할 만한 악재는 아니라고 평가했지만, 단기간에 이전 가격을 회복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당장 수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 물량을 받아줄 세력은 기관 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기관은 금융주가 성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관심도 없고, 매수에 적극 나설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이형수기자@전자신문, goldl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