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TV업계, 대만 LCD패널만 배불려"

 우리나라 TV 제조업체들이 대만 LCD 패널 업계에 가장 큰 수혜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LCD 패널과 TV 세트 시장을 석권한 우리나라 업체들이 결국 경쟁사인 대만 패널 업체들의 배만 불린 셈이다.

 18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대만 LCD업체들이 지난해 4분기 국내 TV 메이커로부터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 우리나라의 강력한 경쟁상대인 내부 조달하는 패널의 배에 가까운 규모를 대만으로부터 사들였다.

 지난 4분기에 삼성전자는 월평균 소화하던 LCD TV용 패널 159만9000장 가운데 무려 65%에 달하는 패널을 대만의 AUO·CMO·CPT 등 3사로부터 구매했다. AUO는 같은 기간 전체 월평균 패널 공급량 221만6000장 중 가장 많은 483만장, CMO도 173만장 가운데 최대인 43만7000장을 삼성전자에 각각 공급했다. CPT도 273만장의 TV 패널중 절반에 육박하는 12만2000장을 삼성전자에 공급했다.

 삼성전자에 비해 물량은 적지만 LG전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LG전자는 월평균 TV용 패널 조달물량 77만5000장 가운데 31%가 넘는 24만3000장을 AUO·CMO·CPT로부터 사들였다. AUO는 지난 4분기 삼성전자·소니에 이어 가장 많은 월평균 12만여장을 LG전자에 납품했다. CMO 역시 삼성전자·필립스·후나이 다음으로 많은 9만6000장을, CPT도 삼성전자·콘카에 이어 세번째 많은 규모인 2만6000장을 LG전자에 공급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국내 패널업체인 LG디스플레이로부터 단 한장도 구입하지 않았으며, LG전자도 삼성전자로부터 LCD 패널을 전혀 사지 않았다. 최근 LCD TV 시장 호황의 열매를 대만업체들만 가져가는 셈이다.

최근 일본 샤프로부터 대규모 패널 공급계약을 체결한 LG전자는 이미 지난 4분기부터 구매을 시작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LG전자는 4분기에 3000장 정도의 TV용 패널을 샤프로부터 조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삼성전자는 LCD TV 전량을 자체 생산하는 데 비해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도 전체 TV 생산량의 5% 가량에 해당하는 월평균 4만여대를 대만의 TPV테크놀로지로부터 위탁(OEM) 생산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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