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김준경 KIST 전북분원장

 “KIST 전북분원을 복합소재 기술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연구소로 만들겠습니다.”

 이달 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장으로 정식 취임한 김준경 분원장(51)의 포부다. 우리나라 소재 산업이 취약하고, 그 중에서도 복합소재 산업은 더욱 취약하지만 전북분원 설립이 복합소재 분야의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분원장은 “2종 이상의 소재를 합친 것이 복합소재인데, 우리나라는 IMF때 이 분야가 피어나기도 전에 정리됐다”며 “그래서 지금 모든 원소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학부시절부터 소재를 공부했고, 유학을 다녀와서는 복합소재 산업을 연구한 소재분야 전문가다. 소재산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취약한 국내 소재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도 누구보다 강하다.

 그의 말대로 복합소재는 산업뿐만 아니라 우주항공 산업, 방위산업 등에도 사용되면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거의 대부분의 소재를 일본 등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아직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김 분원장은 “탄소나노튜브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곳이 없고, 제품 품종도 다품종이어서 우리나라에게도 기회가 있다”며 “또 기존에 시장이 형성돼 있는 분야는 틈새를 찾거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주력해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분야인 만큼 우리나라가 빨리 준비해 개발한다면 외국 기술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했다.

 KIST가 분원을 설치하는 것은 강원 분원에 이어 두번째다. 그동안 KIST는 각 지자체로부터 분원 설치 요청을 많이 받았지만, 시기와 지역 등을 고려해 발전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분원을 설치하지 않을 정도로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그만큼 이번 전북분원에 대한 기대가 크다.

 분원이 위치한 전라북도의 의지도 강하다. 전라북도는 지난해부터 국내 유일의 탄소섬유 파일럿 플랜트가 가동되는 등 소재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북분원과 지역의 연구소·대학 등이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분원이 완공되는 2012년까지 정부 예산 등도 꾸준히 지원될 예정이다. 분원 유치에도 적극적이었으며, 연구원들의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위해 교육과 주거 등의 배려도 해줬다.

 김 분원장은 “복합소재 분야는 국방·우주 등 국가 차원의 요구가 있는 분야”라며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지원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