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통신서비스 도래를 예고하며 전 세계적으로 초미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 미국 700㎒ 주파수 경매가 196억달러에 낙찰됐다. 이에 따라 미국의 차세대 통신시장 공략을 준비해 온 삼성·LG·KT·SKT 등 국내 기업의 행보도 바빠지게 됐다.
연방통신위원회(FCC)는 18일(현지시각) 700㎒ 주파수 경매를 마감한 결과, 전체 경매 수익금이 196억달러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FCC는 낙찰자가 누구인지는 발표를 미뤘다.
아날로그TV용으로 쓰였다가 오는 2009년 2월 18일 디지털TV 전환에 맞춰 반납될 700㎒ 주파수는 통신 반경이 넓고 벽 등 장애물에도 전파방해를 받지 않기 때문에 현재 남아 있는 주파수 중 최고의 ‘황금 대역’으로 꼽힌다. 특히 700㎒ 중 가장 인기 있는 일명 C블록(746∼757㎒, 776∼787㎒)은 AT&T·버라이즌 와이어리스·구글·인텔 등 내로라하는 통신·IT기업이 대거 몰려 경매가가 FCC의 예상 가격을 넘어선 47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에 긴급구조용 공공 통신망 용도로 지정된 D블록(758∼763㎒, 788∼793㎒)은 응찰가가 낮아 유찰됐다.
주요 외신들은 700㎒ 주파수의 새 주인이 누구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4G 통신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점치고 있다. 700㎒ 주파수를 손에 쥔 기업이 차세대 통신시장의 변수로 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버라이즌과 보다폰이 합작한 미 2위 이동통신사업자 버라이즌 와이어리스가 최종 낙찰자로 가장 유력하다고 전하며 1위 AT&T를 제치기 위해 버라이즌이 700㎒를 이용해 차세대 통신인프라 투자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또 C넷은 모바일 플랫폼 ‘안드로이드’를 내놓고 통신시장 진출을 선언한 구글이 700㎒ 주파수를 가져간다면 직접 통신인프라를 구축하기보다 AT&T 등 통신사업자와 손잡고 유무선을 넘나드는 인터넷 서비스를 탄생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유력 후보인 인텔은 700㎒ 주파수를 이용해 4G 표준으로 밀고 있는 와이맥스 서비스를 미 전역에서 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때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내 업체들이 4G시장에서 한층 유리한 입지에 놓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프린트넥스텔에 와이맥스 장비를 공급하는 등 이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케빈 마틴 FCC 의장은 “700㎒ 주파수의 새 주인은 늦어도 경매 수익금을 정부에 공탁하는 시점인 6월 30일 이전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