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휴대폰 자판 한글 입력장치를 둘러싼 일명 ‘천지인 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주심 김지형 대법관)이 지난 13일 삼성전자가 조관현씨의 한글 입력 방식 특허가 무효라고 낸 등록무효심판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대법원은 삼성전자가 조씨의 특허가 자사의 특허와 동일해 무효라는 주장을 인정, 조씨의 특허 일부가 무효라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삼성전자 측의 특허가 무효라고 한 판결’을 파기하고 2심 법원으로 환송했다.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건이 2심 법원에서 뒤집히는 일은 드물어 6년여에 걸쳐 진행한 일명 ‘천지인 소송’이 삼성전자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법조계서는 관측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03년 삼성전자가 조씨의 특허를 상대로 무효심판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1심인 특허심판원은 지난 2005년 조씨와 삼성전자의 특허 내용이 같아 조씨의 특허 일부가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와 반대로 2심인 특허법원은 지난 2006년 조씨와 삼성전자의 특허는 다른 것으로 보고 삼성이 등록한 특허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전부 무효판결을 내린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해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
대법원 판결은 조관현씨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지난 2002년 삼성전자가 자신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900억원의 손해배상을 제기해 패소했으나 지난 2005년 1심 판결에서 조씨의 특허가 무효로 판결남에 따라 패소했다. 조씨는 같은 해 고등법원에 항소를 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