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게임을 참 좋아했고 많이 했었다. 약간 삼천포로 빠져서 추억을 떠올려보면, 옛날 일명 오락실에서 갤럭션, 임베이더, 오리사냥 등의 게임부터 약간의 입체감을 넣은 최초의 슈팅 게임인 제비우스, 슈팅게임의 영원한 고전 트윈코브라, 라이덴, 그리고 각종 격투게임과 레인보우식스 등등까지 참 많이 했고 푹 빠져들었던 것 같다.
지금도 적지 않은 사람이 온라인이나 컴퓨터상에서 많은 시간을 게임하며 보내고 있다. 우리는 왜 게임을 즐기고 심지어는 게임 폐인까지 되는 걸까. 게임으로 인해 건강과 생활이 정상적으로 유지되지 못하는 수준이라면 ‘단순히 게임이 재미있어서’라는 이유가 전부는 아닐 것이다.
컴퓨터게임에 심각하게 빠진 사람들을 진료해 보면 대개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자신이 현실에서 이루어야 할 흥분되는 목표가 뚜렷이 없다. 둘째, 현실에서 해야 할 일들을 미루며 현실을 외면하는 성향을 지니게 된다. 셋째, 게임 외의 정서적, 육체적 즐거움을 즐기는 법을 잊어간다. 이렇게 되면, 대인관계가 협소해지고 육체적 활동이 줄어들게 돼서 심신(心身)의 건강을 모두 잃게 된다. 넷째, 속내를 알고 보면 애정 부족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매우 많다.
자녀나 가족 중에 게임에 빠져서 가족과 대화가 잘 안 되고 현실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가 있다면, 다음과 같은 해결책을 시도해 보기 바란다.
먼저, 게임하는 것을 질책만 하지 말고 가능하다면 같이 게임을 한다. 힘들어도 최소 수준이 될 때까지 같이 즐기자. 게임하면서 대화가 오가게 되면, 점차 시간을 내어 현실의 활동을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을 찾아내도록 도와주고 같이해야 한다. 그것은 운동, 그림그리기, 음악, 여행 같은 취미생활일 수도 있고, 가족 간의 진솔한 대화일 수도 있다. 애정을 느끼는 대인관계가 회복되고 다른 활동으로 재미를 느끼게 되면 점차 게임의 중독에서 벗어나 마음과 몸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무엇이든 과하면 아니한 것만 못한 것처럼, 게임 역시 적정한 선으로 즐길 때 건강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