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e & Biz](11)강태헌 큐브리드 사장

[Wine & Biz](11)강태헌 큐브리드 사장

 “사업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예요. 좋은 사람과의 관계가 돈을 벌어주죠. 좋은 사람을 얻으려면 신뢰가 중요하고 그런 신뢰를 만드는 기본은 테이블 매너라고 봐요.”

 강태헌 큐브리드 사장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사람을 만날 때 테이블 매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업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접하는 곳이 식사 자리다. 강 사장은 와인은 정직하다고 설명했다. 와인은 배움이 있는 술로 익히지 않고는 함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가 국산 SW로 세계 시장을 개척한 건 1990년대 중반부터다. 지금은 와인 문화가 우리 사회에도 깊게 자리 잡았지만 그 당시 와인은 소수만을 위한 문화였다.

 “90년대 중반 프랑스에 출장을 갔는데 그들은 비즈니스 식사 자리에서 와인과 연극·오페라 이야기만 하더군요. 전혀 대화에 낄 수가 없어서 와인만 계속 들이켰었죠. 한잔 따라주면 거의 두 모금에 다 마셔버렸죠. 그들에게 와인은 의사소통의 매개체였어요.”

 그 이후로 강 사장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와인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그의 와인 스쿨이었다. 그는 비행기에서 서비스되는 와인의 맛부터 익혀갔다. 긴 비행 시간은 와인 관련 서적을 읽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이었다.

 그렇게 와인을 익혀갈 무렵 강 사장은 캄보디아의 모 장관과 미팅을 가졌다. 회의가 시작됐지만 사업 진척은 없이 서로 입장차만 확인하고 냉랭한 분위기만이 흘렀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와인이 서비스되고 자연스럽게 와인이야기로 넘어가면서 1시간 동안 싸늘했던 회의장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강 사장이 와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면서 포도주 마니아였던 캄보디아 장관이 SW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우연히 같은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마치 한 여인을 함께 짝사랑하다 들킨 것 같은 느낌이죠. 말문을 열고 마음도 열게 되요.”

 강 사장은 와인을 마시는 사람 사이엔 ‘동지 의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런 그가 사랑하는 여인은 스페인의 ‘마르케스 드 리스칼(Marques de Riscal)’이다. 이 와인은 짙은 붉은색을 띠며 열대 과일·건포도 향에 신맛과 타닌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

 강 사장은 “싼 와인도 좋은 사람과 함께한다면 그 값어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며 “관능적이고 섬세한 붉은 물방울의 유혹”에 빠져들었다.

◆강태헌 사장의 추천와인

- 와인: 마르케스 드 리스칼 리제르바(Marques de Riscal Reserva)

- 빈티지: 2003년

- 생산국 및 지역: 스페인

- 종류: 레드(red)

- 포도품종: 템프라니오 90%, 그라시아노 & 마즈에로 10%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사진=정동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