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전자지도`의 고민

이번 달 팅크웨어가 공개한 ‘아이나비 3D’. 건물과 도로, 배경을 실사에 가까운 3차원으로 표현했다.
이번 달 팅크웨어가 공개한 ‘아이나비 3D’. 건물과 도로, 배경을 실사에 가까운 3차원으로 표현했다.

 팅크웨어가 최근 3차원(3D) 전자지도 ‘아이나비 3D’를 공개했다. 아이나비 홈페이지(www.inavi.co.kr) 및 내비게이션 커뮤니티에 올라온 반응은 합격점. “신선하고 새롭다. 기대했던 것보다 정교한 맵, 실사에 가까운 애니메이션이 놀랍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업계의 평가도 마찬가지다.

 이달 ‘루센 3D’ 출시를 앞둔 시터스의 이준표 사장은 “생각만큼 잘 만들었더라”며 “루센 3D도 비슷한 수준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3D전자지도가 잇따라 공개되며 소비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는 “단말기 탑재 후가 진짜 문제”라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3D지도가 단말기에 들어갔을 때 얼마나 원활하게 작동할지도 미지수지만, 가격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기술을 개발한 업계도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반응은 합격점=마이크로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아이나비 3D는 주행 중인 도로와 건물·다리·경기장 등 실시간 움직이는 배경화면을 3차원으로 구현했다. ‘드라이브뷰·버드뷰·탑뷰’로 시야를 나눠 실제로 운전할 때의 모습부터 위에서 바라본 시야까지 시야각을 선택할 수 있다. 휴게소는 입구에서 출구까지 실제 모습을 담고 식당·주유소·화장실을 그려 넣었다. 계절·밤낮에 따라 바뀌는 배경화면은 구름·물결 등까지 생생한 애니메이션을 보여준다.

 이 같은 정교한 그래픽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CPU를 탑재한 단말기가 필수다. 아이나비3D의 지도용량은 기존 1Gb 남짓에서 두 배 이상 늘 전망이다. 회사는 개발한 3D 지도의 용량은 4Gb가 넘지만 원활한 작동을 위해 단말기에 탑재할 지도 용량을 저울질하고 있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처음 출시하는만큼 예상하지 못한 버그가 나타날 수 있어 막판 작업에 분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격 상승이 결국 문제=입체 영상 전용 처리 기능을 가진 ‘3D 가속기’가 필요하다. 가격 상승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한 내비업체 관계자는 “업계는 15만∼20만원 인상을 예상하는데 길 안내 시 필수적인 사항도 아닌 요인에 소비자가 그만큼 값을 치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존 내비게이션 사용자의 불만도 문제다. 기존 단말기에서 지도만 업데이트를 받아서 사용하는 길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내비업계 관계자는 “3D 지도는 최소 600㎒가 넘는 CPU가 필요하다”며 “그런데도 연산 처리 방식, 그래픽 가속기 등 추가되는 부분이 많아 기존 단말기에서는 사용이 불가능 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존 기기를 업그레이드해도 3D지도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 보상판매 등 대안 준비 중=아이나비는 기존 소비자의 불만을 완화하기 위해 4월 출시에 맞춰 보상판매 등 대책을 강구 중이다. 엠엔소프트는 6월 출시를 앞두고 기존 단말기에도 사용할 수 있는 3D를 개발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이준표 시터스 사장은 “단말기 원활한 구동을 위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고 이 밖에도 여러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겠지만 결과적으로 3D 지도로 내비게이션SW와 단말기 기술력이 동반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차윤주기자@전자신문, chayj@